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다음달 1일부터 7일까지 일주일 동안 파업을 벌인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앞서 조종사 노조는 이같은 내용을 사측에 통보하고 파업에 참여하는 노조원 396명의 명단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에 대한 조합원 설문조사는 오는 27일까지다. 찬반 투표는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며 투표가 마무리되는 대로 파업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이번 추석 연휴는 정부의 임시 공휴일 지정으로 10일간의 최장 연휴다. 귀성·귀경객은 물론 국내외로 여행을 떠나는 수요도 많은 만큼 파업에 들어갈 경우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추석 연휴 항공권 예약률은 일본과 동남아 등 근거리 노선은 물론이거니와 장거리인 미주·유럽 노선까지 90% 후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항공업은 법적으로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돼 있어 전면 파업은 금지된다. 일부만 파업에 참여할 수 있다. 파업을 하더라도 국제선 80%, 제주 노선 70%, 국내선 50%는 정상 운항된다. 하지만 장기 연휴로 항공사가 노선을 증편하는 등 이용객 수요가 평소보다 많아 파업에 따른 고객 불편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제선보다는 대체 수단이 풍부한 국내선 결항률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 밖에 없는데, 추석 연휴의 경우 타 항공사뿐만 아니라 내륙 교통 수단도 좌석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회사 측은 만약의 상황을 대비한 가용 인원 동원에 나서기로 했다. 화물기 위주로 운항 스케줄을 조정해 여객 운송에 큰 영향이 없도록 할 방침이다.
조종사 노조는 2015년 임금협상과 관련해 지난해 말 37%의 임금인상 등을 조건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파업에 들어간 바 있다. 파업 이후 재개된 교섭에서 조종사 노조는 2015년 임금 요구안을 변경하고, 2016년 임금 및 2017년 단체협상으로 교섭 대상을 확대했다. 최근 교섭에서 조종사 노조는 지난 2015년 4%, 2016년 7% 인상을 요구했지만, 사측이 일반 노조와 형평성을 내세워 2015년 임금 1.9%, 2016년 임금 3.2% 인상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이 외에도 퇴직금 매년 1% 누진제 도입, 2016년 상여 100% 인상 등이 조종사 노조 협상안에 들어 있다.
사측은 이 같은 조종사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여러 직종이 모여 있는 복수 노조 사업장이다. 형평성 문제가 있다"며 "이미 전체 직원의 약 85%를 대표하는 일반 노조와 2015년 1.9%, 2016년 3.2% 임금을 인상했다. 이미 타결된 인상률 이상의 요구는 수용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조종사 노조만 다른 비율로 임금을 인상할 경우 타 직종 직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큰 만큼 사측은 수당 인상과 복리후생 강화안을 조종사 노조 측에 제시하는 상황이다. 이 안에 따르면 조종사들은 그동안의 인상 소급액으로 평균 1500만원씩을 받게 된다.
항공업계는 지난 파업을 감안할 때 다수의 조종사가 파업에 참여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조종사 노조는 지난해 2월부터 임금 관련 쟁의 행위에 돌입해 같은해 12월 일주일 동안 1
대한항공 측은 "2015년 및 2016년 임금교섭을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해 나가기를 바란다"며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도록 성실히 교섭에 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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