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 4차 산업혁명 시대, 지금까지의 사실을 뛰어넘는 또 다른 사실을 인식해야
↑ 박정수 연세대 생명시스템 대학 겸임교수, 대보정보통신(NVIDIA VAD) AI 신사업TFT 장, ICT 융합 네트워크(사) 부회장 |
인간이 사실(The Fact)을 인식하고 의사결정(Decision Making)을 내리는 판단력에는 한계가 있다. 제주도에 있는 속칭 '신비의 도로, 도깨비 도로'를 예로 들어보자. 1981년 어느 택시 기사가 이곳에 잠시 세워놓은 자신의 택시가 오르막으로 보이는 방향으로 저절로 움직이는 경험을 했다. 이 사실이 입소문을 타고 퍼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찾아갔고, 차를 세우고 기어(Gear)를 중립 위치에 놓으니, 정말 오르막으로 보이는 방향으로 서서히 올라가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됐다. 이후, 이 길은 관광 명소가 됐고, '도깨비 도로'라는 명칭을 얻었다.
그러나 이는 사람의 판단력에 혼란이 생긴 결과일 뿐, '신비' 혹은 '도깨비'와 관련이 없다. 차를 운전하는 운전자가 7도 경사의 내리막길을 가다가 4도의 기울기로 '꺾이는 지점'을 바라보면서 그 이후의 도로를 오르막길로 판단하는 과오(착시)가 빚어내는 것이 도깨비 도로이다. 즉, 이 구간은 3도(7도- 4도)의 오르막으로 보일 수 있다.
지금까지 대다수 기업들이 정보화 전략을 수립하고 그에 따른 빅데이터(Big Data)를 활용해 수많은 의사결정을 하고 있지만, 숫자 데이터(Numeric Data)인 정형 데이터(Formatted Data) 분석에 무게가 쏠려 있다. 전월대비 성장율, 전분기/전년 동분기 대비 변동율, 시장점유율의 변동사항, 일명 추세분석 등에 있어서 기업은 과연 디지털(Digital)의 숫자에 의한 경영관리(MBN; Management By Numbers)가 경영의 한계성을 내포하고 있지는 않은지 자문자답(Talk to Oneself)해볼 필요가 있다.
매출액, 재고관리, 생산수율/임율관리, 소매점 상품회전율 지표, 물류 납기(Lead Time)관리, 시장점유율과 고객층 분석관리 등 숫자(Digital)에 의한 경영관리(MBN; Management By Numbers)의 한계성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과거부터의 관습에 의해서 판단하고 있지는 않은지 냉철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왜냐하면, 사업목표달성이 잘 안 되고 있어도 주어진 정보의 한계성으로 인해 명확한 해답을 찾지 못해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가며 변명으로 일관하는 것이 우리 기업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즉, 정형데이터(Formatted Data)만으로는 명확한 한계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 경영 현실이고, 예전 방식들이 통하지 않기 때문에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다시 말해 데이터를 추출 가공 재해석하여 거래를 통해 발생하는 정형데이터와 설문조사 등의 모수를 활용한 시장조사에만 익숙해져 있어 현황 파악과 진단에 국한되어 우리가 보지 못하는 정보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러한 정보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우리는 비정형 데이터(Unformatted Data)를 활용 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데이터가 곧 자산이라는 말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데이터라는 자산은 현황과 과거의 히스토리(Historty)를 진단하는 것 뿐만 아닌, 센서(Sensor)와 네트워크(Network)를 통해 기업 전체적인 상황을 하나의 시스템에서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그 즉시 필요한 부분은 보완하고 해결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의 협력으로 과거의 제도와 관습을 개선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고, 경영관리에 적합한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비정형 데이터(Unformatted Data)를 통해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Life Style) 속에서 고객 개개인의 생활 패턴(Life Pattern)과 소비 패턴(Consumption Pattern)에 대한 파악이 가능해지고 있다. 이는 비정형 데이터를 통해 과거와 다른 차별적인 시장 동향과 트렌드(Trend)를 예지(Prediction)하는 경쟁우위의 통찰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위 자료를 보면 비정형 데이터(Unformatted Data)가 이메일(E-mail)부터 모바일(Mobile),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 및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 등 다양한 채널(Channel)을 통해 수집된 소비자의 정보는 개개인의 경험(User Experience) 디자인을 구체화시켜주기 때문에 경영관리 및 마케팅에 대한 의사결정의 고도화가 실현된다. 이것은 지금까지 기업이 수집하고 활용해왔던 한정된 정형 데이터를 활용한 정보의 사실(Fact)보다 더 정확하고 더 상세한 정보가 또 다른 사실로써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또
다시 말해, 디지털 경험(Digital Experience) 기반에서의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은 마케팅(Marketing), 생산, 물류 등 전반적인 경영관리 분야에 있어서 전략의 실효성을 극대화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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