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전국 각지에서 베이킹을 배우러 오세요. 원데이(one-day) 클래스지만 한달에 120여명씩은 꼭꼭 채우는 것 같아요"
이태리 프리미엄 가전업체 스메그가 운영하는 쿠킹 클래스에서 강사로 활약 중인 전해나(사진·30) 셰프의 말이다. 좀 더 맛있고, 고급스럽고 또 색다른 디저트 한 입을 위해 어디든 쫓아가는 디저트노마드족, 이들이 변하고 있다. 단순히 남이 만들어 준 맛을 유랑하는 것에서 내가 직접 만들어 먹는 기쁨을 즐기기 시작한 것.
디저트노마드족인 전 셰프 역시 디저트가 좋아 디저트 전문 셰프로 변신했다. 시각 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셰프가 되기 전 디자인 회사에 다녔다. 유달리 예쁘고, 화려한 색깔을 좋아하는 그는 일의 스트레스를 디저트 먹는 즐거움으로 풀었다. 마카롱, 파이, 타르트, 스콘, 오믈렛빵, 페스츄리, 무스케익, 베린느(컵 디저트) 등 다양한 디저트를 즐겼고 '핫(hot)하다'는 디저트 카페는 꼭 시간을 내 찾아다녔다.
"눈과 입 다 즐거워지는 디저트가 너무 좋았어요. 그 중에서도 컬러풀한 마카롱의 매력에 빠져 무작정 회사를 관뒀죠. 뒤늦게 공부하는 게 쉽진 않았어요. 하지만 제 손으로 직접 예쁜 디저트를 만들고, 또 화려한 비주얼을 마음대로 적용할 수 있는 기쁨은 무엇보다 크다고 할 수 있어요."
"SNS는 그야말로 디저트 시장 자체를 급격히 키우고 있는 요소에요. 모양으로, 색감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예쁜 디저트를 자신의 SNS의 올림으로써 호기심을 자극하고, 너도 나도 저렇게 예쁜 디저트를 한번은 먹어보고 싶은 욕구를 만들어냈으니까요. 그런데 요즘 디저트 관련 SNS 사진을 보면, 직접 고급스런 디저트를 만들었다거나 또 각종 베이킹 클래스에서 수업받는 사진들을 흔히 볼 수 있어요. 실제로 이런 사진을 보고 정보를 얻고 또 (베이킹을) 따라 배워보려는 사람들의 심리를 자극하는 부분이 크죠."
SNS 등의 영향으로 대중화된 디저트의 시장규모는 지난해에만 9조원에 달한다.특히 전체 외식 시장의 10%를 차지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나만을 위한 작은 사치' 스몰럭셔리 트렌드도 디저트 및 베이킹 시장을 키우고 있는 요소다. 스몰럭셔리, 즉 경기 침체에 자동차, 명품, 의류, 가방 등 고가의 상품을 사는 대신 식료품과 화장품 등 비교적 값이 비싸지 않은 제품에서 사치를 부리는 것을 말한다. 디저트야말로 이런 스몰럭셔리 트렌드에 제격인 아이템이다.
전 셰프는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먹고 즐기는 것에 관심이 많잖아요. 돈을 벌어 모으기보다는 현재를 더 즐기자는 욜로(YOLO)족도 있고요. 디저트를 나에게 주는 작은 사치로 여기고, 그러한 만족감을 중요하게 여기는 젊은 이들로 인해 국내 베이킹 및 디저트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입니다."
"레토르트 식품 시장이 커지면서 디저트류까지 종류가 확대되고 있는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레토르트에선 맛볼 수 없는 재료나 크림 등의 신선도와 식감이 직접 만들어 먹는 디저트에는 분명 있죠. 특히 4계절이 분명한 우리나라에서 제철에 나오는 재료들로 신선한 디저트를 만드는 재미는 빼놓을 수 없어요. 레토르트가 낼 수 없는 건강한 재료와 디저트의 식감을 중요시하는 태도야말로 건강을 위한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베이킹 요리를 배울 때 따라하기 쉬운 첫 메뉴로는 타르트를 추천했다. 일단 반죽과정이 쉽고, 제과를 입문할 때 기본기를 다지기에 좋은 제과 기법들을 다양하게 배울 수 있어서다. 안에 들어가는 크림과 무스도 다양하고, 과일 등으로 계절감을 살리기에 쉽다고 전 셰프는 덧붙였다.
홈 베이킹을 보다 편리하게 하기 위해 필요한 오븐에 대해선 구매 전 반드시 내구성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