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조선업체 수주잔량이 23개월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계속 상승세를 이어갈지 알 수 없지만 하반기 이후 내년까지 해양플랜트 시장이 살아날 전망이어서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11일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우리나라의 수주잔량은 1665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8월 말(1596만CGT)보다 약 69만CGT 증가했다. 우리나라 수주잔량이 전달보다 증가한 것은 지난 2015년 10월 말 이후 23개월만이다. 일본에게 내줬던 수주잔량 2위 자리도 다시 찾아왔다.
약 2년만에 수주잔량이 회복세를 기록한 것은 추석 연휴 전 1조원 안팎의 초대형 계약이 잇따라 성사됐기 때문이다. 우선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21일 세계 2위 선사인 스위스 MSC로부터 2만20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5척을 8억2000만달러(9266억원)에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26일 MSC로부터 같은 종류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을 9억8400만달러(1조1181억원)에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MSC가 새로 발주하는 컨테이너선 11척을 모두 가져오며 최근 중국과의 경쟁에서 밀리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을 잠재웠다. 현대중공업도 같은 날 잭팟을 터뜨렸다. 현대중공업은 폴라리스쉬핑으로부터 32만5000t급 초대형 광석운반선(VLOC) 10척을 8억달러(9102억원)에 수주했다. 이 선박은 세계 최대 광산 업체인 브라질 발레사의 철광석을 운반하는 데 투입될 예정이다.
추석 전 초대형 수주계약이 체결되면서 지난달 우리나라 조선업체의 신규수주는 전 세계 발주량(296만CGT)의 49.2%인 146만CGT를 기록하며 중국(89만CGT)과 일본(26만CGT)을 크게 앞질렀다.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달 발주량은 월간 기준으로 올해 들어 최대였다. 수주 회복세에 중국에게 내준 세계 1위 자리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올해 1~9월 누적 수주실적에서 우리나라는 504만CGT(133척)로 1위인 중국(509만CGT·217척)을 불과 5만CGT 차이로 바짝 뒤쫓고 있다. 일본은 같은 기간 147만CGT(76척)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조선업계에서는 4분기부터 내년까지 잠잠했던 대형 해양플랜트 발주가 이어지며 중국 추월을 자신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우선 노르웨이 국영 석유회사 스타토일이 발주한 FPSO(부유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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