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뮴 노출 많을수록 보행속도 느려진다

↑ 최윤형 교수

일상생활에서 카드뮴에 많이 노출될 경우 운동기능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윤형 가천대 의대 교수 연구진은 미국의 5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카드뮴에 많이 노출된 사람일수록 운동신경이 저하돼 보행속도가 느려지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진은 1999년부터 2002년 사이에 실시된 미국의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50세 이상의 중장년 3671명을 대상으로 혈액 속 카드뮴의 농도와 보행속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혈중 카드뮴 농도가 높은 상위 20%의 사람들은 하위 20%와 비교했을 때 초당 0.18피트, 분당 3.3m가량 느린 것으로 조사됐다. 최 교수는 "이는 7년간 노화되었을 때의 보행속도 감소에 상응하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 원인을 동물실험을 통해 설명했다. 카드뮴에 노출되면 운동신경 시스템이 손상되면서 산화스트레스와 염증이 증가한다. 이는 중추신경계의 기능 약화를 일으키고 결국 신체기능의 감퇴를 가속화시켜 보행속도를 느리게 한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이 연구는 혈중 카드뮴 농도와 보행속도의 관련성에 대한 최초의 역학연구"라며 "국민건강을 위한 환경보건 정책 결정에서 활용되어 운동기능 감소와 근골격계 질환 예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카드뮴은 대기오염, 담배연기, 어패류·곡류·야채 등의 섭취를 통해 노출된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생활환경 속의 카드뮴 노출이 다른 나라에 비해 비교적 높은 편이다. 특정 환경에서 카드뮴 중독이 질환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가 많지만, 일상에서 노출된 카드뮴의 유해성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미흡한 실정이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환경오염' 지난달 21일자에 게재됐다.
[원호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