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닷 장인` 장은주, 삼성전자 첫 여성 펠로우

↑ 장은주 펠로우 [사진 = 삼성전자]

10년 이상 퀀텀닷 분야에 몰두한 여성 기술자가 2018년도 임원 인사에서 '펠로우'로 선임됐다. 여성 펠로우가 나온 것은 2002년 펠로우 제도를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장은주 종합기술원 무기소재Lab 펠로우는 16일 "기술자로서는 최고 명예인 삼성 펠로우가 된 것을 진심으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퀀텀닷은 삼성이 이끌어 가고 있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반도체의 대표적인 소재 기술로 향후에도 삼성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이 되도록 더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삼성 펠로우로서 자부심을 갖고 기술중심의 삼성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후배들을 지도해 퀀텀닷이 차세대 기술로 확고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퀀텀닷 분야 개척자인 장 펠로우는 기초연구부터 상용화까지 이뤄낸 인물이다. 처음부터 퀀텀닷을 연구한 것은 아니다. 그는 1998년 포항공대 박사를 졸업한 후 캐나다 오타와 대학과 포항공대에서 촉매연구(물질간 반응을 촉진시키는 소재개발)를 했다. 종합기술원에 지난 2000년 입사해서도 촉매과제를 진행했지만 1년 반만에 종료돼 어려움을 겪었다.
장 펠로우는 촉매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를 찾던 중 퀀텀닷에 흥미를 느끼고 단독으로 과제를 제안하면서 퀀텀닷과의 연이 시작됐다. 연구 시작 당시 국내외에서 퀀텀닷을 연구하는 곳이 거의 없었지만 장 펠로우는 퀀텀닷이 친환경 차세대 유망기술이라고 확신했다고 한다. 2002년부터 연구를 시작했고 13년간 연구를 진행한 끝에 2015년 첫 상용화 제품이 나왔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SUHD TV(현 QLED TV)는 학계에서도 예상하지 못한 카드뮴이 없는 'Cd-free 퀀텀닷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다. 이전까지 퀀텀닷은 빛을 흡수하고 발광하는 특성이 좋아 광 디바이스 응용에 활발히 연구되고 있었으나, 카드뮴을 비롯한 유해 중금속을 포함하고 있어 주목받지 못한 소재였다. 장 펠로우는 이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펠로우는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운영하는 제도로 특정 분야에 대한 최고 기술 전문가에게만 직함이 주어진다. 펠로우들은 조직관리에 대한 부담없이 중장기적인 연구개발 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다. 올해 사장단 인사에서 DS(부품)부문장으로 선임된 김기남 사장, 메모리사업부장을 맡게 된 진교영 사장 등도 펠로우 출신이다.
삼성전자 측은 장 펠로우에 대해 "연구에 몰입하고 탐구를 즐기는 스타일로 한 번 마음먹은 일은 끝까지 해내고야 마는 승부사로 정평이 나 있다"면서 "초연구부터 상용화까지 성공 스토리를 써낸 인물로 많은 연구원들에게 롤 모델이 되고 있는 분"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