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피운지 30년이 넘은 51세 김요빈(가명) 씨는 최근 소변을 참지 못하고 화장실을 찾는 일이 잦아졌다. 처음에는 날이 추워져 그러려니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최근 소변에 피가 섞여 나와 병원을 찾았다. 그는 방광암 진단을 받고 충격에 빠졌다.
소변을 참지 못하는 절박뇨, 소변이 자주 마려운 빈뇨 등의 증상은 과민성방광, 방광염 등을 앓을 때도 나타나지만 환자의 흡연 이력이 길다면 방광암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의료계는 경고한다. 일반적인 방광암 환자는 혈뇨 증상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상피 내암 환자는 혈뇨 없이 빈뇨, 절박뇨, 배뇨 시 통증, 요실금 증상만 나타나기도 한다.
장인호 중앙대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과거 실제 한 중년 남성 환자의 경우 오랜 기간 흡연을 하다 혈뇨 증상은 없이 심해진 빈뇨와 야간뇨 증상이 있어 과민성방광으로 생각하고 병원을 찾아 초음파검사를 시행한 결과 방광암으로 진단됐다"고 말했다.
의료계는 흡연이 방광암의 직접적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폐를 통해 사람의 몸 속으로 흡수된 담배의 화학물질이 신장에서 걸러지며 소변으로 배출되는 과정에서 방광내 점막을 손상시켜 암세포를 만들기 때문이다. 실제 남성 방광암 환자의 50~65%, 여성 환자의 20~30%가 흡연 때문에 병에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장 교수는 "오랜 기간 흡연을 해온 사람들은 비흡연자에 비해 방광암 발생 위험이 높기 때문에 혈뇨, 빈뇨, 절박뇨, 요실금, 잔뇨감 등의 배뇨 증상이 있으면 병원을 찾아 소변검사를 통한 요세포검사와 방광경검사 등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요세포검사는 소변에 혈액, 염증, 암세포 성분이 포함돼 있는지 확인하는 검사다. 요도에 내시경을 집어 넣는 방광경 검사를 통해서는 방광 내부와 요도를 살펴보고 방광암 여부를 판단한다. 만약 방광암 진단을 받게 되면 림프절이나 타 장기로의 전이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컴퓨터단층촬영(CT)·초음파·자기공명영상(MR
전이되지 않은 비근침윤성(표재성) 방광암은 요도에 방광경을 넣어 암을 제거하는 경요도 방광종양절제술로 종양을 완전히 절제할 수 있다. 하지만 암세포가 근육층을 침범한 근침윤성 방광암 환자는 방광을 적출하는 수술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