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의전화가 제 29회 아산상 대상을 수상한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은 "한국여성의전화는 가정폭력 및 성폭력 피해여성들을 상담해주고 이들에게 30년간 쉼터를 제공해왔다. 또한 관련법안 제정운동을 펼치는 등 여성인권 향상과 성평등에 기여한 공로를 높이 평가한다"고 23일 밝혔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대상수상자와 함께 의료봉사상에는 48년간 한센인에게 의치(틀니)를 제작해 건강증진에 기여한 한국구라봉사회를 선정했다. 사회봉사상에는 도시빈민을 위한 공동체 마을을 만들고 신용협동조합 설립과 복음자리 잼을 만들어 파는 등 공동체의 경제적 자립 및 주민들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사회복지법인 복음자리가 선정됐다. 또한 오랜 시간 봉사와 나눔을 실천한 분들을 격려하기 위해 복지실천상, 자원봉사상, 효행가족상 등 3개 부문에서 9명(단체포함)을 선정했다.
아산상 대상을 수상하는 한국여성의전화에는 상금 3억원이 주어지며 의료봉사상, 사회봉사상, 복지실천상, 자원봉사상, 효행가족상 등 총 6개 부문 12명(단체 포함) 수상자에게 총 7억 7000만원의 상금을 시상한다. 아산상 시상식은 23일 오후 2시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대강당에서 개최됐다.
한국여성의전화는 1983년 만들어진 국내 최초의 가정폭력·성폭력 전문 상담기관이자 여성인권운동단체로 지금까지 91만건이 넘는 상담을 진행했으며, 폭력 피해 여성들을 위한 긴급 피난처인 '쉼터'를 1987년 개설해 30년간 운영해왔다. 특히 한국여성의전화는 가정폭력방지법, 성폭력관련법, 스토킹범죄처벌법 발의 등 관련 법률 제정에 앞장서고, 정책제안과 모니터링을 하면서 여성폭력피해자 인권 보장을 위한 제도와 인식개선에 큰 힘을 쏟았다.
이와 함께 가정폭력방지법 제정을 통해 24시간 전화상담을 제공하는 여성긴급전화 1366을 1998년 처음 개설하고 운영하여 폭력피해여성을 위한 긴급전화가 제도화 되는 발판을 마련했다.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대표는 "한국여성의전화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보다 현대 사회의 여성 인권에 대한 관심이 많이 높아진 점은 있지만, 아직도 폭력 피해 여성들의 상담이 끊이질 않는 등 우리 사회가 변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다. 이번 아산상 수상을 통해 폭력 피해 여성들의 보호를 넘어 이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자립센터 설립과 프로그램 마련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국구라봉사회는 서울대치과대학 출신이 주축이 되어 매년 여름 한센인 정착촌을 찾아 치과진료봉사를 시행하고 의치를 제작해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4,600명의 한센인에게 60억원 상당의 의치를 제작해줬다.
사회복지법인 복음자리는 도시 빈민을 위한 공동체 마을을 만들고 신용협동조합 설립과 복음자리 잼을 만들어 파는 등 공동체의 경제적 자립 및 주민들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왔다. 복음자리는 1973년 제정구 전 의원과 정일우 신부가 판자촌에서 만나면서 시작됐으며 1996년 법인으로 형태를 바꿔 가난한 지역주민, 결혼이주여성, 이주난민, 경력단절여성, 저소득 노인의 자립을 돕고 주민 스스로의 공동체 형성을 실천해 나가고 있다.
아산상은 1989년 정주영 아산재단 설립자의 뜻에 따라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했거나 효행을 실천한 개인이나 단체를 찾아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수상자 선정을 위해 각계의 전문가로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지난 6월부터 310여 건의 후보에 대해 예비심사, 서류심사, 현지실태조사, 본심사와 심사위원단 추가 현장실태조사, 아산상 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수상자를 확정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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