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회사인 금호홀딩스가 금호고속을 흡수 합병했다. 이에 따라 박삼구 회장의 그룹 지배력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동시에 금호홀딩스 재무구조 개선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그룹 관계자는 "오늘 합병완료 보고 이사회 후 합병등기까지 마쳐 금호홀딩스와 금호고속의 합병절차가 모두 완료됐다"며 "이번 합병은 금호홀딩스의 수익성 및 재무안전성을 보강해 안정적인 그룹 지배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당초 두 회사간 합병에 대해 최대 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반대하면서 빨간불이 켜졌다. 하지만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다른 채권단이 모두 찬성하면서 합병은 급물살을 탔다. 다른 은행들까지 반대했을 경우 현금시재가 부족한 금호홀딩스는 합병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현행 상법상 합병에 반대한 채권자에 대해서는 채권을 상환하거나 충분한 담보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룹 관계자는 "이번 합병을 계기로 그룹의 안정적 지배구조가 완성됐다"며 "이를 바탕으로 수익성 극대화에 주력하고 동시에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 등 그룹 내 상장사의 주주가치 극대화에도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금호기업과 금호터미널 합병으로 지난해 출범한 금호홀딩스는 박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지분 65.09%를 보유 중이다. 금호홀딩스는 금호산업 지분 45.54%와 금호고속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3.47%를 갖고 있다. 박 회장이 홀딩스를 통해 그룹을 지배하고 있는 구조다.
이번 합병은 금호홀딩스 재무구조 개선 효과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홀딩스의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520.1%에 이른다. 금호타이어를 제외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실질 부채비율은 상반기 기준 883%에 이르고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은 부채비율은 1312%까지 치솟았다. 부채 다이어트가 절실한 상황이다. 금호고속은 지난해 47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등 연간 400~500억원의 이익 창출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합병으로 연간 매출 6000억원, 세전영업이익(EBITDA) 800억원 창출예상되며 연간 200억원의 금융비용과 100~200억원 자본적 지출 감안해도
박 회장의 마지막 구상이 금호홀딩스와 금호산업의 합병이 아니겠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그룹 관계자는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금호산업과 금호홀딩스 간의 합병에 대해서는 전혀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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