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가천대길병원에 처음 도입되며 화제를 모았던 의료 인공지능(AI)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가 한국병원 진출 1주년을 맞았다. 가천대병원에 따르면, 왓슨은 1년새 인간 의사와 비슷한 수준의 치료법을 제시할 정도로 발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길병원은 5일 가천대 의과대학에서 왓슨 도입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동안의 진료 성과와 환자 분석 데이터 등을 공개했다. 왓슨은 현재 길병원 외에도 부산대병원, 건양대병원, 대구가톡릭대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조선대병원, 화순전남대병원 등 지방 주요병원 7곳에서 진료에 활용되고 있다.
길병원에서 왓슨의 활약은 대장암 진료에서 두드러졌다 지난 1년간 길병원에서 왓슨을 이용해 진단받은 환자 557명 중 153명이 대장암 환자였다. 길병원이 전체 대장암 환자 중 118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의료진이 생각한 치료법과 왓슨의 '강력 추천'으로 제시한 대장암 치료법의 일치율은 55.9%로 나타났다. 외국에서 2009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진행한 기존 연구 일치율(48.9%)보다 7% 높아진 수치다.
왓슨은 방대한 데이터와 논문 등을 바탕으로 환자 정보에 따라 강력 추천·추천·비추천으로 구분해 다양한 치료법을 제시한다. 백정흠 길병원 외과 교수는 "'강력 추천' 의견일치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전문가인 의사 집단도 왓슨의 능력을 더 신뢰하게 됐다는 뜻"이라며 "시간이 흐를수록 의료 분야에 인공지능 활용 영역이 더 넓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추천 치료법까지 포함하면 의견일치율은 더 높아졌다. 대장암이 78.8%로 가장 높은 의견일치율을 보였고, 직장암(77.8%)과 위암(72.7%)이 뒤를 이었다. 이에 대해 백 교수는 "인공지능의 환자 분석 능력은 나날이 향상하고 있기 때문에 잘 활용하면 환자들이 낮은 의료비용으로 더 큰 진료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암종별 진료 환자 수를 보면 대장암이 153명으로 가장 많았고, 유방암(146명)·위암(101명)·폐암(100명)·자궁암(35명)·난소암(16명)·전립선암(5명)·방광암(1명) 순이었다. 이언 길병원 인공지능병원 추진단장은 "전립선암과 방광암의 경우 왓슨 업데이트를 통해 최근에서야 진료가 가능해져 환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왓슨을 활용한 진료에는 수가가 적용되지 않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왓슨이 의료기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길병원은 왓슨 도입 후 암 치료 건강보험공단 청구액이 약 102억2000만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구액 기준 진료 실적 순위도 대장암이 18위에서 8위로 올랐고, 유방암(13위→9위) 폐암(20위→10위) 위암(17위→12위) 간암(16위→14위) 등 주요 암이 모두 상승했다.
환자 만족도는 '매우 만족한다'는 응답이 94%로 단연 높았다. 주치의를 포함한 5~6명의 의료진이 약 30분 동안 환자 1명에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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