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액체렌즈 나왔다

↑ 액체렌즈를 이용해 살아있는 쥐의 광 음향영상을 얻는 모식도 [자료제공 = 한국연구재단]

국내 연구진이 초점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액체렌즈를 개발했다. 의료 수술이나 진단에서 생체 조직의 고품질 영상을 얻을 수 있게 됐다.
12일 김동성·김철홍 포항공대 교수 공동 연구팀은 가변초점 액체렌즈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액체렌즈는 물과 기름처럼 서로 잘 섞이지 않는 두 종류 액체의 경계면을 이용해 빛을 모으거나 분산시키는 광학 렌즈다. 이를 광음향영상 장치에 적용해 빛을 생체 조직에 쏘이면 조직이 빛을 흡수하면서 음파를 낸다. 이 음파를 측정하면 생체 조직을 절개하지 않고도 고해상도의 영상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형태가 고정된 고체렌즈와 달리 액체렌즈는 모양을 자유롭게 바꾸고 초점거리를 쉽게 조절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그러나 그 동안에는 액체렌즈의 모양을 변화시키기 위해 수용액에 전압을 가했기 때문에 전기분해의 위험이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절연성 오일을 이용해 전기분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고 안정적으로 초점을 바꾸는 새로운 액체렌즈를 만들었다.
액체렌즈에 주파수 10헤르츠(Hz) 이상의 전압을 가하면 액체 사이의 경계면이 새롭게 바뀐 위치와 모양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이 같은 모드에서는 렌즈 초점을 원하는 위치로 이동·고정시킬 수 있으므로 광음향영상 장치에 적용하면 정밀한 영상을 획득할 수 있다. 실제 연구팀은 액체렌즈로 살아있는 쥐의 귀와 뇌혈관에 대한 영상을 최초로 얻었다.
김동성 교수는 "이 연구는 이중모드 가변초점 액체렌즈를 의료영상 기술에 처음 적용한 사례"라며 "미세 로봇수술 기술과의 융합 등 새로운 산업에도 폭넓게 응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지원사업으로 수행됐다. 성과를 담은 논문은 영국왕립화학회 '랩온어칩'(Lab on a Chip) 7일자에 실렸다.
[김윤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