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병선 이사장(왼쪽에서 일곱번째)을 비롯한 가평군시설관리공단의 직원들의 단체사진. [사진 제공 = 가평군시설관리공단] |
문제는 이 같은 직업 안정성이 조직의 생산성을 갉아먹기도 한다는 점이다. 소위 '철밥통'을 차고 문제만 일으키지 않으면 된다는 식으로 일하는 직원이 공공기관은 물론이고 직업 안정성이 보장된 조직에 없기는 어렵다.
지난 27일 경기 가평군 한석봉체육관에서 만난 백병선 가평군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이 같은 지적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직원들이 일을 안 하는 게 아니라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모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직원들에게 명확한 목표를 제시해주고, 그들의 성과를 납득할 수 있게 평가하면 '철밥통'들로 구성된 조직도 우수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재정자립도가 높지 않은 가평군의 산하기관인 가평군시설관리공단은 넉넉하지 않은 예산을 받고 있지만, 직원들이 4년째 고객만족도 평가에서 90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백 이사장은 "90점 이상이면 전국의 공공기관 중 상위 5% 이내의 성적"이라고 자랑했다.
지역 주민 뿐 아니라 행락객까지 만족시켜야 하는 가평군시설관리공단이 높은 고객만족도 평가를 받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가평군시설관리공단의 성적은 직원들이 스스로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을 찾고 자신의 역량을 키워 이를 업무에 활용한 덕이라고 백 이사장은 설명했다.
↑ 백병선 가평군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이 MK노사관계우수기업인증 인증서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 한경우 기자] |
가평군시설관리공단은 직원들이 업무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산업인력공단의 일학습병행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올해 이 제도를 활용해 직원 16명이 수상안전요원 자격증을 취득했다. 백 이사장은 "이 직원들이 돌아가며 여름에만 개장하는 야외 수영장의 수상안전요원으로 일할 예정"이라며 "이전까지 매년 여름에만 추가로 고용해야 했던 수상안전요원을 자체 해결하게 되면서 예산을 절약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백 이사장이 생각하는 직원들의 역량에는 유관기관과의 소통 능력도 포함된다. 예산 대부분을 가평군으로부터 받아야 하는 현실 때문이다. 이에 백 이사장은 30여년동안 가평군에서 공무원으로 일한 경력을 살려 군청과 시설관리공단이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적극적으로 만들고 있다.
백 이사장 자신도 직원들과의 소통이 끊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는 "구성원들 모두가 전혀 불만이 없을 수는 없다"며 "그 불만에 외부로 나가지 않고 내부에서 표출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장 직원들이 일하는 17개 시설에 직접 방문해 식사나 간식을 겸한 간담회를 꾸준히 열고 있다.
소통의 창구가 열려 있으면 직원들은 불만만 표출하는 게 아니라 조직의 성과를 높일 방안도 내놓는다. 실제 스마트폰을 활용해 시설 관리일지를 작성하는 '스마트시설관리시스템'은 지난 2014년 한 직원이 가평군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고 있는 '창안제도'를 통해 내놓은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스마트시설관리시스템을 통해 직원들이 파손된 시설물을 수리하기 전후로 사진을 찍어 웹에 올리면 관리자들은 시설물들의 파손·수리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그는 "단순히 시설 보수 업무만 관리자가 확인하는 게 아니라 데이터가 쌓이면서 자주 파손되는 시설과 그 원인도 분석할 수 있다"며 "전국의 시설관리공단 중 가평군과 부천시 등이 선도적으로 도입한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 백병선 이사장(가운데)을 비롯한 가평군 시설관리공단의 관리자들. [사진 = 한경우 기자] |
가평군시설관리공단는 연봉에 반영하기 위한 성과평가 비중을 정량평가 70%, 팀장의 정성평가 30%으로 설정했다. 정량평가는 팀원들 각각에게 매년 초 목표치를 부여해 연말에 달성한 실적으로 평가한다. 정성평가는 분기별로 팀장들의 팀원 평가로 이뤄진다. 팀장들도 1년에 한 번씩 팀원들로부터 무기명 평가를 받아 연봉이 조정된다.
백 이사장은 "모든 직원들이 성과연봉제를 좋아할 수는 없지만 성과 중심의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방안이었다"며 "직원들에게 분명한 목표를 제시하고, 정확하게 성과를 평가하니 직원들의 수용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가평군시설관리공단은 성과연봉제에 따라 같은 직급의 직원들 사이 2% 수준의 연봉 차이를 두고 있다.
성과연봉제에 더해 우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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