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을 하는 동안 무엇을 먹으면 안 되는 것일까?
산부인과에서 검사를 받을 때마다 알 수 없는 각종 약들은 우리 태아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진 않을까 산모들은 늘 불안하다. 막상 출산이 임박하면 유도 분만, 촉진제 사용, 제왕절개 등 선택해야 하는 것도 많다. 이처럼 하나의 축복된 생명이 탄생하기까지 산모들은 늘 두려움과 걱정에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된다.
지난 10년 전만 하더라도 산모들의 분만을 위해 산부인과 의사들은 어떻게든 빨리 분만을 결정하고 진행시키는 것이 중요한 일이었다. 분만이 임박하면 분만실로 이동하고, 보호자는 당연히 밖에서 기다리고, 분만이 끝나고 병실로 옮겨지면 보호자가 들어오고, 남편은 분만이 끝난 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출산 문화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인공적으로 약을 써서 아기를 낳게 도와주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웠던 출산으로 생각하고 있는 현재 분만 문화를 저자 박지원 원장은 분만을 질병의 치료가 아닌 자연스러운 탄생의 기쁨으로 받아들이고 자연출산을 적극 지지하는 산부인과 의사다.
그런 저자의 뚝심과 노력이 그대로 녹아 난 이 한 권의 책은 자연주의 출산에 대한 애정과 소중한 경험이 생생하게 기록된 한편의 다큐멘터리이자 좋은 필독서가 될 것이다.
저자는 지금 우리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것은 어쩌면 지금 이대로 인공적으로 사는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말한다. 인공적인 것이 너무 많이 생활에 들어 와 있는 이 세상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것을 추구한다는 것은, 어쩌면 가장 부자연스러운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박 원장은 어쩌면 그냥 이대로, 추세대로, 인공적으로 약을 써서 아기를 낳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일인지 모르지만 이런 경제 논리 때문에 우리 아이들이 당연히 받아야 할 사랑과 배려를 무시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 잘 낳을 수 있어요'는 총 4부로 이뤄져 있다. 1부에서는 자연주의 출산에 대해 우리가 알기 쉽게 저자의 경험과 노하우를 통해 접근하고 있다. 2부에서는 자연주의 출산을 하지 못하는 산모들의 이야기와 꼭 자연주의만이 정답이 아니라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뱃속 아기가 제일 힘들다는 것. 3부에서는 산모와 더불어 아빠가 되기 위한 준비와 부부가 함께 출산의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내용으로 채워졌으며, 4부에서는 고통 끝에 세상에 나온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천사들을 만난 산모들의 생생한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자연주의 출산이라고 하면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내버려 두는 것이 아니냐는 사람들이 있다. 그건 잘못된 생각이다. 지금같이 치열한 세상에서 출산은 술술 풀리지 않는다. 그래서 더 많이 알아야하고, 더 많이 공부하고, 더 많이 인내하고, 완벽하게 여자의 몸을 알아야 한다.
저자는 매번 출산의 순간을 볼 때마다 "왜 나는 이렇게 못했을까, 왜 나는 한 번도 다정하게 아이들의 태명을 불러 주지 못했을까, 나에게 과연 첫째 아기는 무엇이었나?"를 반성하게 된다고
'우리 잘 낳을 수 있어요'를 통해 모든 엄마, 아빠들이 용기를 얻고, 조금이라도 더 나은 출산, 더 올바른 출산을 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저자 박지원. 출판 비엠케이(304쪽). 가격 17,000원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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