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 발달에 도움을 준다고 해 설치가 늘고 있는 어린이용 모래 놀이터가 오히려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 단지 30곳을 조사한 결과, 무려 10곳에 대장균이 나왔습니다.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내 모래 놀이터입니다.
바로 옆에는 어린이집이 있는데, 바닥에는 담배꽁초가 버려져 있습니다.
다른 아파트 단지의 모래 놀이터를 살펴보니 건전지가 묻혀 있습니다.
▶ 인터뷰 : 아파트 단지 주민
- "흙이 여기밖에 없잖아요. 좀 걸음마 하는 애들서부터 어린애들이 제일 많이 놀아요."
위생 실태가 엉망인데, 더 큰 문제는 모래 놀이터에서 대장균이 나왔다는 겁니다.
소비자원이 지난해 11월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단지 30곳의 모래 놀이터를 조사했고, 이 중 서울 4곳과 인천 3곳, 경기도 3곳에서 대장균이 검출됐습니다.
▶ 스탠딩 : 이혁준 / 기자
- "어린아이들은 모래가 묻은 손을 입에 가져가기도 합니다. 이렇게 먹게 되는 모래의 양이 어른 손으로 한 움큼 가량 되는데, 결국 대장균도 함께 먹게 되는 겁니다."
소비자원은 반려동물의 배설물을 가장 큰 오염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병법 / 소비자원 생활안전팀장
- "면역력이 약한 구강기나 유아기 어린이는 병균이 들어갈 경우 장염이나 설사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소독을 포함한 정기적인 관리가 절실하지만, 1만 곳이 넘는 아파트 단지의 모래 놀이터는 사실상 방치돼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가 정기적으로 관리하는 공원 내 모래 놀이터와는 달리 아파트의 모래 놀이터는 신축, 보수 시에만 확인 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영상취재: 최태순 VJ
영상편집: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