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포조선, 평형수 없는 친환경 선박 개발

↑ 현대미포조선이 개발한 `밸러스트 프리 선박`의 조감도 [사진제공 =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이 평형수가 없는 친환경 선박 개발에 성공했다.
8일 현대미포조선은 지난해 11월부터 건조에 들어간 독일 '버나드슐테'사의 7500㎥급 LNG 벙커링선에 평형수(Ballast)가 없는 '밸러스트 프리'라는 신 개념 친환경 기술을 세계 최초로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록 제작이 한창 진행 중이며 오는 5월 진수돼 마무리 의장작업을 거친 뒤 9월경 선주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평형수는 선박의 복원력을 위해 선박에 채우는 물이다. 기존 선박의 경우 화물을 싣지 않았을 때 선박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평형수를 탑재해 운항한다. 다른 연안 항구에 도착해 짐을 싣게 되면 이때 평형수 처리장치를 통해 물을 배출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해양생태계에 엄청난 교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태평양의 물을 인도양 연안 항구에서 쏟아버리면 서로 다른 생태계에서 사는 미생물 등 해양생물이 섞이면서 생태계 교란의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때문에 국제해사기구(IMO)는 선박 평형수 처리장치(BWTS) 의무설치 규정을 정했고 작년 9월부터 발효됐다. 하지만 이 기술이 널리 사용되면 처리장치 자체가 필요없게 된다. 이 밖에도 이 선박은 건조비용 감소, 적재공간 증가, 에너지 사용량 감소 등 여러 장점을 갖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에서 개발한 기술은 우선 선박의 뒷부분에 위치한 거주구를 앞으로 이동시켜 선수와 선미의 흘수(선체가 물속에 잠기는 깊이) 차이를 최소화하는 대신 배의 밑바닥 기울기인 선저경사를 활용해 평형수 없이도 복원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현대미포조선 관계자는 "별도의 추가 비용 없이도 환경규제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선박을 개발함으로써 친환경선박 수주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며 "전 세계 조선 및 해운업계 관계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고 앞으로도 이 같은 선형을 타 선박에도 확대 적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우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