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생산량 감축을 통해 국제유가를 끌어 올린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분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선까지 올라야 한다는 사우디아라비아와 60달러 안팎이 적당하다는 이란이 맞서면서다.
1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OPEC이 국제유가를 배럴당 60달러 선에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가가 70달러 선까지 오르면 미국의 셰일오일 업계가 증산에 나선다는 게 이유다.
반면 OPEC의 맹주인 사우디는 감산을 계속해 유가를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에너지 장관은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셰일오일이 우리를 제압할 것으로 우려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달에도 OPEC의 감산 합의를 올해 말까지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사우디가 유가를 더 끌어올리려는 이유는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가 상장을 앞둔 데 있다고 에너지업계는 분석한다. 사우디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왕세자가 경제·군사 확대 정책을 추진할 자금을 아람코 상장을 통해 끌어올 생각이기 때문이다.
이에 오는 6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OPEC 회의에서도 셰일오일 생산량과 감산 시한에 대해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OPEC는 지난해 11월 말 정례회의에서 일일 원유 생산량을 180만배럴 줄이는 감산 시한을 올해 말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이 합의에는 OPEC 회원국 외에도 러시아, 멕시코, 카자흐스탄 등 비회원 산유국들도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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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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