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종환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
네이처리퍼블릭은 2015년 10월 정운호 전 대표가 원정도박·면세점 비리 혐의로 구속된 이후 해외 진출을 비롯한 각종 사업 성장이 정체되며 위기를 맞았다. 오너와 회사 행보에 실망한 직원들이 줄퇴사하면서 사기는 바닥에 나뒹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경영악화가 이어지는 등 벼랑 끝 상황에 내몰렸다.
네이처리퍼블릭은 '9회말 2아웃' 상황이던 지난 2016년 말 아모레퍼시픽과 토니모리를 두루 거친 호종환 대표를 영입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4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호 대표는 중국 사업 정상화를 비롯해 미국, 인도네시아, 중동, 러시아 등 해외 시장 진출에 가속을 붙이고 있다. 취임 이후 약 1년 간 직원 복지 향상과 소통 강화 등 '집안 살림'에 힘쏟았던 그는 올해 해외 사업 강화로 브랜드 '외형 성장'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호 대표는 내부출신 전문경영인 김창호 전 대표가 선임 6개월 만에 부사장으로 물러난 후 구원투수로 등판한 인물이다. 당시 대내외 악재로 추락하던 사세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내실 다지기가 우선이라는 판단을 했다. 그는 위기 수습을 위해 그동안 밤낮으로 전력투구한 직원들을 위해 출퇴근 시간을 엄격히 준수하도록 하고 자유 연차·휴가제 시행과 연휴가 사이에 낀 일명 '샌드위치 데이'를 휴무로 지정하는 등 직원 중심의 경영에 힘썼다. 개별 보고에도 유관 담당자가 직접 보고하도록 독려하면서 실무와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또 전 직원 대상으로 지난 연말 신사업과 제품명 공모전을 개최하고 우수 발표팀에게는 연말 상여금을 챙겨주는 등 함께 성장하는 회사 만들기에 공을 들였다.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1년 동안 회사 분위기가 많이 바뀌면서 직원들의 사기도 점차 올라가는 것이 느껴진다"면서 "신임 대표 체제가 안정된 이후 그동안 각종 이슈로 밀렸던 사업계획과 해외 진출 전략이 재가동되면서 제자리를 찾는 듯 하다"고 말했다.
체제 정비를 끝낸 호 대표는 브랜드 재기를 위해 해외 시장 카드를 꺼냈다. 본인의 주전공인 해외 영업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네이처리퍼블릭은 미국·일본·중국·미얀마·태국·몽골·인도네시아·캄보디아 등 17개에 진출한 상태다. 회사는 사업 규모가 가장 큰 중국은 물론 신규 시장을 확보하는 '투 트랙 전략'으로 해외 사업을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해외 단독 매장 170여개 중 70여개가 집중된 중국 시장은 올해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에 이어 내륙 3·4선 도시까지 유통망을 확대하고 온라인 쇼핑 시장이 급성장하는 현지 트렌드에 발맞춰 자사몰과 제휴 쇼핑몰 협약을 추진할 예정이다.
↑ 네이처리퍼블릭이 지난1월 24일 사전 오픈한 인도네시아 1호점에 수많은 현지인들이 매장 오픈을 기다리고 있다. |
지난 1월 첫 진출한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중동 및 카자흐스탄, 유럽 등 신규 시장 개척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포스트차이나'로 주목받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경우 1년 간 준비 끝에 진출한 만큼 현지 반응도 뜨겁다는게 네이처리퍼블릭 측 설명이다. 현재 2개인 매장을 올해 안에 10개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 3년간 이어온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 올해 실적 반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사업은 적자 매장은 과감히 정리하고 직원 근무 시간 유연화를 통해 효율성을 우선 원칙을 강화하면서 해외 사업은 확대에 성과를 낸다는 전략이다. 분위기는 순조롭다.
2015년 영업이익 163억원에서 2016년 96억원 적자전환한 이후 지난해에는 17억원 적자로 손실 폭을 줄였다. 국내 사업 부문도 2016년 86%에서 지난해 80%로 줄어든 반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호 대표를 중심으로 임직원들이 브랜드 재도약을 위해 심기일전하고 있다"'면서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그동안 준비했던 노력이 올해 그 결실을 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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