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양파와 대파를 키우는 농민들이 밭을 갈아엎고 있습니다.
팔아도 손해가 나기 때문인데, 농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정치훈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겨울 추위를 이겨낸 양파가 무르익었지만, 트랙터 소리만 요란합니다.
순식간에 갈아엎어진 밭을 바라보는 농민의 표정은 어둡기만 합니다.
양파값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지자 수확은 아예 포기해버렸습니다.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그나마 산다는 중매상도 없어 애써 키운 양파밭은 이처럼 캐보지도 못한 채 폐기 처분됐습니다."
▶ 인터뷰 : 정성남 / 양파 재배 농민
- "마음이 착잡하죠. 생산비도 안 나오고…. 정부에서는 폐기하라 하고…."
사정은 대파도 마찬가지,
설 명절 전까지만 해도 2천 원을 넘겼던 대파 경매가는 최근 100원짜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양파와 달리 정부 수급 조절 대상도 아니어서 산지 폐기를 해도 보상은 한 푼도 없습니다.
생산량 조절에 실패한 원인도 있지만 농민들은 지난 달 중국산 대파 1천 톤이 들어온 것을 지목합니다.
▶ 인터뷰 : 정오균 / 대파 재배 농민
- "FTA 때문에 수입 파가 많이 들어오지 않습니까? 우리 자체가 생산한 것 가지고는 이런 적이 없었어요."
성난 농민들은 정부가 농민들에게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시위에 나섰습니다.
올해 양파는 15만 5천 톤이 남아돌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파는 파악조차 안 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 pressjeong@mbn.co.kr ]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한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