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에피스 지분 가치 변경, 분식회계 아냐…행정소송 불사"

↑ (왼쪽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심병화 경영혁신팀장, 김동중 최고재무책임자, 윤호열 CC&C 센터장이 2일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한경우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 연결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꿔 지분 가치를 공정시장가격으로 인식한 게 회계 사기라는 금융감독원의 판단에 대해 "회사 가치를 조작해야 할 동기가 없었으며, 이를 통한 실익도 전혀 없다"고 2일 주장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김동중 최고재무책임자(CFO), 윤호열 CC&C 센터장, 심병화 경영혁신팀장은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말하며 "궁긍적으로 행정소송까지 불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결산을 진행하며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꾼 게 회계기준을 위반한 것이라는 판단을 담은 조치사전통보서를 전날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발송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접수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인식하면서 보유지분의 가치를 취득원가가 아닌 공정시장가치로 반영할 수 있게 돼 이익을 취했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가치가 늘어난 효과로 약 1조9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의 바이오젠과 합작해 세운 바이오시밀러 개발 회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의 91.2%를, 합작사인 바이오젠은 지분 5.4%와 올해 6월을 만기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을 50%-1주까지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개발 성과가 가시화돼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것이라고 보고 관계회사로 바꿨다고 해명했다.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이사회 구성원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젠이 동수로 구성하는 등 지배력을 상실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이는 회사가 단독으로 판단을 내린 게 아니고 안진회계법인, 삼일회계법인, 삼정회계법인 등 국내 대형 회계법인의 의견에 따라 삼성바이오에피스와의 관계를 바꿨다고 말했다.
이번 감리에 대한 금감원의 업무 처리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금감원이 보낸 질문서를 지난달 30일에 접수하고 답변서 작성 기간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금감원은 조치사전통지서를 전날 발송했다. 이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회사에 소명기회를 부여해달라는 요청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짧은 시간에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금융위원회 산하의 감리위원회의 의결을 걸쳐 결과에 따라 증권선물위원회나 금융위원회로 넘어가게 된다며 "이 과정에서 회사 입장을 충실히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사의 입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