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업계가 전기차용으로 쓰이는 중대형배터리의 니켈 비중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배터리 양극재의 니켈 비중과 에너지밀도가 비례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니켈 비중을 높이는 만큼 최근 몇 년 사이 가격이 치솟은 코발트 비중을 낮춰 원가를 절감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3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업계 맏형인 LG화학은 향후 2~3년 내에 니켈·코발트·망간(NCM) 비중이 7대1대2인 양극재를 적용한 전기차용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삼았다. 더 장기적으로는 알루미늄을 추가한 NCMA 배터리를 통해 니켈 비중을 90%까지 늘릴 계획이다.
현재 LG화학이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는 전기차용 배터리 양극재의 니켈·코발트·망간의 비중은 6대2대2로 이를 적용한 순수전기차들은 한번 충전한 뒤 400km 내외를 달릴 수 있다.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은 이 비율을 8대1대1로 한 배터리를 오는 3분기부터 양산해 완성차업계에 공급할 예정이다. 니켈 비중이 80% 이상인 배터리를 적용한 순수전기차는 주행거리를 500km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배터리 양극재의 니켈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는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 니켈은 에너지밀도를 높여주지만, 불안정해 발화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이유로 배터리업계는 전지 1개(셀 기준)당 용량이 큰 중대형 전지 양극재의 니켈 비중을 60% 이상으로 높이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새로운 기술이 상용화되면서 중대형 배터리 양극재에 들어가는 니켈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기술은 양극재 표면과 내부의 니켈 농도를 다르게 하는 것이다. 이 기술을 개발한 선양국 한양대 교수는 전해질과 직접 닿는 표면의 니켈 농도를 낮게 만들어 발화 위험을 낮추고 내부의 니켈 농도는 높여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맥락으로 양극재 표면을 코팅하는 방법도 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특정 산화물로 양극재 표면을 코팅하면 양극재가 리튬 이온을 방출하는 과정에서 다른 물질이 딸려 나가는 것을 막아 열적 안정성을 해치는 부반응을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극재의 니켈 비중을 높이려는 또 다른 이유는 치솟은 코발트 가격에 있다. 코발트는 니켈의 불안정성을 보완해주는 역할을 하는 금속이다. 전기차 산업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에 세계 최대 매장국인 콩고민주공화국의 정치적 불안으로 공급이 불안정하다는 우려까지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지난 2015년 5월 5일 t당 3만200달러에 거래됐던 코발트 가격은 지난 2일 9만500달러를 기록했다. 3년만에 3배로 뛴 것이다. 같은 기간 니켈 가격은 t당 1만4130달러에서 1만3915달러로 소폭 내렸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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