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이 암환자를 대상으로 양성자치료를 하고 있다. |
양성자 치료는 수소원자의 핵을 구성하는 양성자를 빛의 60%에 달하는 속도로 가속시킨 뒤 환자 몸에 쏘아 암 조직을 파괴하는 치료법이다. 기존 방사선 치료와 달리 '브래그 피크(Bragg Peak)'라고 부르는 특성 덕분에 양성자가 암에 도달하기까지 다른 정상 조직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브래그피크는 양성자의 고유한 특성으로 양성자빔이 인체내의 정상조직을 투과하여 암 조직에 도달하는 순간 막대한 양의 방사선 에너지를 쏟아부어 암 세포를 죽이고 그 이후로는 방사선 에너지가 급격히 사라지는 것을 말한다.
삼성서울병원 양성자치료센터 박희철·유정일 교수(방사선종양학과) 연구팀은 지난 2016년 1월부터 2017년 2월까지 1년여 동안 양성자 치료를 받은 간세포암 환자 101명을 분석한 결과를 대한방사선종양학회지 최근호에 발표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들 환자들은 모두 기존 치료법인 수술이나 고주파 열치료와 같은 국소 소작술을 받기 힘든 상태에서 대안으로 양성자 치료를 받은 후 상당한 호전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치료 후 3개월간 경과 관찰을 마친 78명 중 54명(69.2%)에서 종양의 완전 소멸이 확인됐고, 14명(17.9%)은 크기가 감소했다.
특히 양성자 치료의 최대 강점으로 꼽히는 환자 안전도 이번 연구로 다시 한번 입증됐다. 연구팀이 치료 후 3개월 뒤 환자들의 간 기능(Child-Pugh)을 평가했을 때 환자의 89.2%가 양호한 상태를 의미하는 A등급을 유지했다.
기존 방사선 치료가 간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이고자 방사선량을 필요한 수준보다 낮게 투여한다는 점을
박희철 교수는 "도입 초기이긴 하지만 앞서 양성자를 도입했던 선진국 사례를 보면 장기적으로도 환자에게 충분히 긍정적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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