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절벽으로 인한 고정비 부담, 강재가격 인상 등으로 지난해 4분기 나란히 영업적자를 기록한 국내 조선 빅3 중 대우조선해양만 올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다 만들고 발주처에 인도하지 못한 드릴십을 매각한 데다 순수 영업 실적도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수익성이 좋은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을 짓는 일감을 많이 확보해둔 덕이다.
17일 조선업계 안팎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2986억원의 영업이익을 남겼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각각 1238억원과 47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대우조선 측은 구조조정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생산체계를 효율화한 덕이라고 자평했다. 이에 더해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씨드릴이 발주하고 가져가지 못한 드릴십 2척의 재매각, 지난해 출항시킨 익시스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FPSO) 프로젝트의 공사비 추가 정산 등으로 약 1500억원이 환입돼 영업이익 규모를 키웠다.
증권업계는 대우조선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 규모보다 수익성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조선소에서 짓고 있어 실적에 바로 반영되는 선박들이 주로 수익성 좋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들로 구성돼서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입을 제외해도 대우조선이 지난 1분기 약 11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LNG선 중심의 건조상황이 후판가격 상승 등 타사 실적 부진의 이유를 상대적으로 방어했다"고 분석했다. 대우조선의 1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증권사들의 전망치 평균은 800억원 수준이었다.
지난달 말 기준 대우조선의 LNG선 수주잔량은 42척으로 현대중공업그룹(18척)과 삼성중공업(15척)을 합친 것보다 많다.
LNG선 외에도 대우조선은 올해 수주한 초대형유조선(VLCC) 13척을 모두 같은 선형으로 지을 예정이다. 회사는 반복건조 효과로 원가를 더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반복건조 효과에 집착하다 경쟁력을 잃은 일본 조선업계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일본 조선업체들은 반복 건조로 노하우를 쌓은 선종을 저렴한 가격으로 빠르게 지을 수 있지만, 발주처에 제시 가능한 설계안이 충분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 관계자는 일본 조선업계가 반복 건조에 나서면서 경쟁력을 잃은 이유는 연구·개발(R&D)을 포기한 데 있다며 다양한 기술과 우수한 설계 능력을 갖춘
앞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은 지난해 4분기 각각 3941억원, 5959억원, 351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일감 부족으로 인한 고정비 부담 증가, 강재 가격 인상 등으로 손실을 반영한 결과였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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