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정상회담은 한편의 드라마를 방불케했는데, 그만큼 김정은 위원장도 참 바빴습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가 있던 지난 24일, 김 위원장은 강원도 원산에 있었습니다.
고암-답촌 철길 현장을 시찰하는 모습이죠.
그런데 그날 밤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회담 취소를 언급하자 마음이 급해집니다.
다음 날인 25일, 김계관 제1부상의 담화를 비준하고 원산 관광지구 건설현장을 시찰하는 한편, 동시에 남측에 정상회담을 제의합니다.
남측의 오케이 사인이 떨어지자 항공편으로 평양으로 온 것도 같은 날 이뤄진 일입니다.
그리고 다음 날인 26일,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납니다.
즉, 평양에서 원산으로, 원산에서 다시 평양으로, 평양에서 판문점으로, 2박 3일동안 이동거리만 600km에 달하는데요.
김 위원장 스스로도 북한 교통이 불편해서 걱정이라고 말할 정도니 말이 600km지 새벽부터 고된 일정이 계속됐을 것 같습니다.
지난 2박 3일은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간단치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미국의 일방적인 회담 취소에 중재자로서 위기를 맞았다가 극적 남북 정상회담으로 다시 그 역할을 인정받았다는 평가입니다.
김현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