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심 역할을 하는 용산역 인근에 밤낮으로 환한 불빛을 내며 오가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건물이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2010년 사옥 설계부터 완공까지 7년 동안 공들여 기다린 아모레퍼시픽 3번째 신사옥이다.
백자 달항아리에 영감을 받아 지은 건물 외관은 정육면체 형태의 단일 구조물이다. 한옥의 중정을 연상시키는 건물 내 공원 공간을 중심으로 도심을 향해 개방된 3개의 대형 문이 건물 내부와 외부 환경을 자연스럽게 이어준다.
임직원 업무공간인 동시에 지역사회의 소통 공간으로 우뚝 선 이 건물은 서 회장의 생각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그는 2010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신본사 건축 설계안 선정 자리에서 "지역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목적성이 있는 건물'을 짓고 싶다"고 주문했다.
용산 신본사의 핵심은 '연결'(Connectivity)이다. 자연과 도시, 용산이라는 지역 사회와 회사, 소비자와 임직원이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장소가 되길 바라는 서 회장의 바람이 그대로 묻어난 셈이다.
↑ 아모레퍼시픽 신본사의 설계를 맡은 영국의 세계적인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14일 방한 기념 기자간담회에 나와 신본사의 설계 이념과 건축 구상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데이비드 치퍼필드는 14일 완공된 아모레퍼시픽그룹 신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건물의 외관보다도 효율적인 업무 및 소통을 하는 공간으로써의 용도를 중시하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생각과 저의 디자인 철학이 잘 맞아 떨어졌다"라며 "이 곳은 오피스 공간인 사옥으로서의 본연의 기능을 효율적으로 소화하는 동시에 핵심 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공간"이라고 말했다.
↑ 아모레퍼시픽 신본사 5층에 마련된 루프가든에서 담소를 나누는 직원들 |
친환경·지속가능개발 등 미래 환경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을 거듭했다고 강조했다. 태양광 및 지상 에너지 확보에 건축학적 첨단 기술이 적용돼 에너지 소비를 최대한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모든 냉·난방, 환기 플랜트에 에너지 회수 장치를 내장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자 했다. 또 조명 제어장치를 설치해 일광 및 점유 감지 센서를 통해 전기 소비를 줄이도록 신경을 썼다는 설명이다.
완공 이후 지난 연말부터 언급된 새집증후군 사태에 대해서도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기관지나 호흡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문제는 아니고, 사용된 콘크리트와 락커 등을 말리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며 "인간의 건강에 해로운 것이 아니라 사용된 재질이나 소재는 한국의 환경 규범을 모두 지켰고 오히려 유럽에서 수입해 왔기 때문에 규범을 더욱 엄격히 준수했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용산 신본사를 글로벌 중심지(헤드쿼터)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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