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제조됐거나 환경 기준에 미달하는 국내 공장에서 제조된 산업용 납축전지가 한국가스공사, 발전소, 철도·지하철 역사 등에 납품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5일 천안시와 산업용 전지업계 등에 따르면 천안 백석공단에서 산업용 납축전지를 만드는 서원전원은 지난 2016년 기준 약 80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관련 환경 설비를 갖췄다는 신고를 올해 들어서야 접수했다. 가동 신고는 올해 5월 21일 이뤄졌다.
납축전지는 납과 황산 등 위험한 물질을 원재료로 만들기 때문에 환경설비가 필수적이다. 이에 전지업계에서는 서원전원이 중국산 납축전지 완제품을 수입한 뒤 한국 공장에서 제조한 것처럼 속여 판매해온 것 아니냐는 의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문제는 서원전원이 산업용 납축전지가 공급된 곳이 가스공급시설, 발전소, 철도·지하철 역사라는 점이다. 의혹을 제기한 납축전지 유통업체 대표 박모씨는 "전력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 대형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가스공급시설, 발전소, 철도 역사 스크린도어 등에 원산지가 불분명하거나 환경설비가 갖춰지지 않은 공장에서 제조된 제품이 공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원전원이 지난 2015~2016년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 청송 양수발전소에 공급한 프리미엄급 납축전지 VGS의 수만 2612개에 이른다고 전했다. 모두 서원전원이 공장에 환경설비를 들여놓기 전에 만들어진 제품이다.
박씨는 "서원전원이 중국에서 완제품을 수입했다면 원산지를 속인 것이고, 국내에서 생산했다면 환경설비도 없이 납과 황산이 사용되는 납축전지 공장을 가동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제기된 의혹에 대해 서원전원의 최대주주인 권모씨는 납축전지 반제품인 극판을 중국에서 수입해 한국의 공장에서 제조했기 한국산 제품이라고 반박했다. 환경설비가 갖춰지지 않은 공장에서 제조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극판과 황산을 모두 외부에서 조달해 서원전원의 공장에서 조립만 하기 때문에 대기오염물질과 폐수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현재 천안세관은 서원전원이 중국에서 납축전지 완
앞서 서원전원은 수년에 걸쳐 천안세관에 납축전지 완제품을 들여왔다고 신고했지만, 최근 수입품목을 납축전지 부품으로 수정한 뒤 추가 관세를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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