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이동통신 5G 주파수 경매가 하루를 넘기면서 낙찰가가 어디까지 뛸지 관심이 쏠립니다. 업계에서는 4조원 미만이 될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3사 간 입찰 경쟁이 길어지면 4조원을 넘길 가능성도 있습니다.
15일 오전 9시 30분께 성남 분당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서 시작한 경매는 당일 결판을 보지 못하고, 월요일인 18일 이어지게 됐습니다.
이번 경매는 이통3사별 5G 주파수 대역폭을 정하는 1단계에 이어 주파수 위치를 정하는 2단계로 진행됩니다. 이날 1단계 경매가 마무리되지 못하면서 2단계 경매도 자연히 미뤄지게 됐습니다.
경매는 3.5㎓(기가헤르츠)와 28㎓ 두 대역에서 동시에 진행됐는데 이 중 전국망 구축에 유리한 3.5㎓ 대역에서 3사 간 입찰 경쟁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날 마지막 라운드인 6라운드까지 3.5㎓ 대역에서 3사의 입찰 총량은 공급 폭 280㎒(메가헤르츠)보다 많았습니다. SK텔레콤을 비롯해 최소 2개사가 최대한도인 100㎒폭을 고수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가격은 블록(10㎒폭)당 948억원으로 시작해 957억원까지 뛰었습니다. 이에 따라 3.5㎓ 대역(28개 블록)의 총 입찰가는 2조6천796억원까지 늘었습니다. 시작가(2조6천544억원)보다 252억원 뛴 셈입니다.
만약 18일에도 결론이 나지 않는다면 총 입찰가는 최저경쟁가보다 최대 1천500억원 많은 2조8천억원까지 뛰어오릅니다. 가격 제한이 없는 2단계 위치 경매 결과에 따라 28㎓(6천216억원)를 합한 최종 낙찰가는 4조원을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SK텔레콤이 100㎒ 폭 확보를 공언해온 만큼 18일 경매에서도 나머지 180㎒ 폭을 두고 KT와 LG유플러스가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애초 LG유플러스는 3사 중 가장 적은 할당폭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매출과 이익 규모 모두 3사 중 가장 작은 데다 가입자당 주파수 보유량은 가장 많아 무리하게 5G 주파수를 확보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었습니다.
하지만 강학주 LG유플러스 상무는 경매 전 "회사 내부에 전담조직을 만들어 모의 경매를 하면서 철저한 준비를 해왔다"며 "필요한 주파수를 꼭 확보하겠다"며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여기에는 5G 경쟁에서 처음부터 밀릴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3사는 대역폭의 차이가 서비스 품질의 차이로 이어진다며 최대 대역폭 확보를 공언해왔습니다. 5G 주파수에서 10㎒ 폭 차이는 속도로 치면 240Mbps 차이가 납니다. 20㎒ 폭은 500Mbps 가까운 차이입니다. 80㎒폭을 가져가려는 사업자가 쉽사리 나오기 힘든 이유입니다.
통신비 인하 요구도 무시하기 어려운 요인입니다.
이번 경매는 '승자의 저주'를 막기 위해 처음부터 3사가 비슷하게 가져갈 수 있게 설계됐습니다. 경매가 조기에 종료된다면 '주파수 퍼주기' 논란이 불거지며 통신사가 통신비 인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질 수 있습니다. 보편요금제 도입과 원가 공개 압박에 시달리는 이통사로서는 달갑지 않은 결과입니다.
입찰 유예 카드가 등장한 배경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입찰 유예는 입찰 가격 상승 없이 라운드 횟수를 늘리는 효과가 있습니다.
정부가 이날 라운드마다 제시가를 최소 0.3% 이상씩 올린 점을 고려하면 입찰 유예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시작가 948억원에서 0.3%씩 올리면 산술적으로 6라운드 금액이 962억원이 돼야 하지만 실제로는 4라운드 가격인 957억원에 그쳤기 때문입니다.
경매 조기 종료 수단으로 꼽힌 '금액선택입찰'이 나왔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번에 처음 도입된 금액선택입찰은 희망 대역폭을
3.5㎓ 대역과 달리 28㎓ 대역은 3사가 균등하게 나눠가면서 1라운드 만에 종료됐습니다. 애초 예상대로 매물(총 2천400㎒폭)이 넉넉하게 나오면서 경쟁이 치열하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업계에서는 28㎓ 대역에서 800㎒폭 이상만 확보해도 서비스 경쟁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