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로 인한 조기사망 절반이 뇌졸중

미세먼지에 노출되어 조기 사망한 사람의 약 절반이 뇌졸중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미세먼지가 호흡기질환보다 뇌졸중과 같은 혈관성 질환에 더욱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다.
대한뇌졸중학회는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홍윤철 교수팀이 2015년 우리나라 지역별 초미세먼지(PM 2.5) 농도와 기대수명, 질병과 생존 기간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한해 동안 초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은 1만 1900명으로 집계됐으며 질환별로는 뇌졸중이 47.4%(5646명)로 가장 많았고 심장질환 27.8%(3303명), 폐암 19.6%(2338명) 순이었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조사 결과와도 비슷하다고 학회는 설명했다.
뇌졸중학회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미세먼지로 인한 질환별 사망자는 뇌졸중과 허혈성 심장질환이 각각 40%로, 전체 사망자의 80%를 차지했다. 나머지 20%는 폐암과 호흡기 질환이었다.
나정호 학회 이사장(인하대병원 신경과)은 "초미세먼지는 기관지 섬모에 의해 걸러지지 않고 폐포의 모세혈관을 통해 우리 몸에 흡수된다"며 "미세먼지가 혈액 속에서 돌아다니면서 염증 반응 증가, 동맥경화증 악화, 혈관세포 기능 저하 등에 따른 부정맥을 유발하고 이게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학회는 특히 성인기보다 성장기에 미세먼지 노출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 이사장은 "뇌졸중 사망률과 높은 연관성을 보이는 건 현재 이 지역에 살고 있는지 여부가 아니라 성장기 또는 청년기에 이 지역에 살았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