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동빈 회장이 구속수감 중이란 최악의 상황에서도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던 데에는 그 동안 그가 보여준 탁월한 실적과 경영능력의 영향이 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29일 롯데에 따르면 한국 롯데를 이끌어 온 신 회장은 지난해 한국 롯데는 96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일본 롯데 계열사(4조∼5조원) 매출의 20배가 넘는 규모다.
2015년 7월 한일 롯데의 총수 자리에 오른 신 회장은 줄곧 형 신동주 전 부회장과 비교해 뛰어난 경영 실적을 보여줬다. 특히 신 회장이 롯데그룹 정책본부장으로 취임한 2004년 이후 롯데그룹은 각종 인수합병을 통해 재계 서열 5위로 올라섰다.
현재 한국 롯데는 세계 20개국에 진출해 해외 매출로만 11조원을 거두고 있는 데 비해 일본 롯데는 해외 진출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우수한 실적 외에 일본 주주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데에는 신 회장이 한일 롯데 공조와 꾸준히 강조해 온 일본 롯데에 대한 투자 확대 약속이 주요했다. 신 회장은 2015년 한일 통합경영을 시작한 이후 320억엔(한화 3200억원)을 투입해 일본에 초콜릿 공장을 신설하는 등 일본 투자를 늘려 왔다.
이와 대조적으로 신동주 전 부회장은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을 대신해 1980년대부터 2015년 초까지 약 30년간 일본 롯데에 몸담으며 경영에 참여했으나,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이번에 일본 롯데홀딩스가 신동빈 회장에 대한 이사 해임안을 부결함에 따라 신동주 전 부회장은은 앞으로 가시밭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주주들의 신뢰를 잃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특히 신 전 부회장은 컴플라이언스(준법경영) 위반으로 2014∼2015년 일본 롯데홀딩스를 포함한 일본 롯데 주요 계열사 이사직에서 해임되면서 경영 능력과 윤리경영 측면에서 주주들의 인정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편, 이날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은 또 한번 신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도쿄 신주쿠 본사에서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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