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진흥공사 출범에 맞춰 현대상선이 선대 규모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한진해운 파산으로 인한 한국 해운경쟁력 복원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이미 글로벌 해운업계의 몸집 키우기 경쟁에서 뒤처진 터라 현대상선이 얼마나 빠르게 격차를 줄일지 이목이 집중된다.
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전날 세계 최초로 황산화물 저감장치(스크러버)를 장착한 1만1000TEU(1TEU는 6m짜리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HMM프로미스호를 취항시켰다.
이 선박은 지난 2016년 8월 대주주가 바뀐 뒤 현대상선이 처음으로 취항시킨 대형 컨테이너선이다. 지난해 8월 한진중공업으로부터 인수한 2척의 선박 중 하나로 남미 동안 노선에 투입된다. 또 다른 선박인 HMM블래싱호는 남미 서안 노선을 오갈 예정이다.
HMM프로미스호가 취항한 전날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한국해양진흥공사 출범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해양진흥공사 설립은 한국해운 재건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해운 강국 재건을 위해 글로벌 해운선사와 경쟁할 수 있는 메가 컨테이너 선사를 육성하고 중소선사들도 경쟁력 있는 강소기업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해운업계 안팎에서는 해양진흥공사가 먼저 현대상선이 발주한 20척의 컨테이너선 건조 자금을 지원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 장관이 말한 '글로벌 해운선사와 경쟁할 수 있는 메가 컨테이너선사'가 될 가능성이 있는 회사는 사실상 현대상선밖에 없어서다.
앞서 현대상선은 지난달 15일 대우조선에 2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을, 삼성중공업에 2만3000TEU급 5척을, 현대중공업에 1만4000TEU급 8척을 각각 발주하기로 하는 건조계약체결의향서(LOI)를 체결한 바 있다. 오는 2020년 2분기부터 순차적으로 선박을 인도받을 예정이다. 인도가 완료되면 현대상선의 선복량(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는 적재 공간)은 현재 39만TEU에서 80만TEU까지 늘어난다.
현대상선이 한국 해운 경쟁력 복원을 위해 선복량을 확대하는 작업에 들어갔지만, 너무 늦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한다. 글로벌 해운업계에서는 이미 선복량 확대 경쟁이 치열해서다.
실제 글로벌 해운업체들은 인수·합병(M&A)나 대규모 신조 발주를 통해 몸집을 키워왔다. 현재 100만TEU 이상의 선복량을 확보한 글로벌 선사만 7
지난해 9월 세계 2위 해운사인 스위스 MSC가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에 모두 11척의 컨테이너선을, 3위인 프랑스 CMA-CGM는 중국 조선소에 9척의 액화천연가스(LNG) 추진 컨테이너선을 각각 발주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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