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전형위원회를 열고 김용근 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을 제6대 상임부회장으로 선출했다. 지난 3일 임시총회를 열고 사무국을 파행으로 몰고간 이유로 송영중 전 부회장을 해임한지 9일 만이다.
이날 경총 회장단 고위 관계자는 "김용근 회장이 노사관계에 대한 지식과 전문성이 풍부해 경총 부회장으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1956년생으로 전남 고흥 출신이다. 순천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23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다. 공직생활 대부분을 산업통상자원부 전신인 상공부와 산업자원부에서 보내 산업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 그는 2013년부터 5년째 자동차산업협회를 이끌고 있다.
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김 회장은 자동차업계에 오랜기간 몸담으며 노사관계에 대한 전문 지식을 충분히 쌓았다"며 "연장된 임기를 채우고 있는만큼 경총으로 자리를 옮긴다고 해도 어색할 것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송 전 부회장 해임 후 경총 회장단과 전형위는 관료출신으로 노사관계에 전문성을 가진 후보를 물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송 전 부회장이 노동계에 치우쳤다는 일부 지적을 의식해 경영계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는 것도 부회장 자격 조건으로 거론됐다.
재계 관계자는 "경총 회장단은 정부와의 소통을 위해 관료 출신이면서 경영계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부회장 후보를 찾아왔다"고 말했다.
새로 선출되는 경총 부회장은 그동안 쌓인 현안 해결을 위해 발벗고 나서야 할 상황이다. 당장 사무국 내부 분위기부터 다잡아야 한다. 송 전 부회장 사태로 한 달 가까이 경총 사무국은 뒤숭숭했는데, 새 부회장은 조직을 추스리고 손 회장과 협의해 인사와 조직개편 등을 단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문제에 대해서도 경영계 입장을 적극적으로 대변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지난 9일 경제6단체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을 업종에 따라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는 입을 모았다. 경영계는 노동계가 주장하는 시급 1만790원(올해보다 43.3% 인상)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비현적인 안이라는 입장이다.
전형위원회 관계자는 "내년 최저임금을 노동계 주장처럼 올리면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 대부분 경영에 치명타를 입게 된다"며 "부회장이 하루빨리 임명돼 경영계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통상임금 문제도 새 부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맞서 통상임금 범위 확대 카드를 내밀고 있다. 반면, 경영계는 통상임금은 근로기준법상 각종 법정 수당 산정 기준이 되기 때문에 최저임금과 동일선상에 놓고
경총 관계자는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상여금, 숙식비, 교통비 등의 통상임금 판단 여부는 '고정성'에 있다"며 "퇴직자에게도 똑같이 일할 계산해서 지급하지 않는다면 통상임금 범위에 포함시킬 수 없다"고 설명했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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