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이익중 사원(40)은 지난해 11월 말 늦둥이 셋째를 얻자 12월 한달간 육아휴직을 썼다. 이 사원은 "집에서 아내 없이 두아이와 많은 시간을 함께 하면서 육체적으로는 회사에서 일할 때보다 힘들때도 많았지만, 아이들과 사이가 더욱 돈독해 지는 것을 느꼈다"면서 "가족과 함께한 한달의 시간이 너무 행복하고 소중하며, 육아는 돕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롯데에서 남성 육아휴직을 사용한 직원이 올 상반기까지 누적 18개월간 2000명을 돌파했다. 올 상반기에만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 직원이 900명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400명)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또 이 제도가 실질적인 육아분담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출산 진흥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롯데는 지난해 1월 업계에서 최초로 전 계열사에 '남성육아휴직 의무화 제도'를 도입해 최소 1개월 이상 휴직을 의무화하는 동시에 휴직 첫 달 통상임금의 100%(통상임금과 정부지원금과의 차액을 회사에서 전액 지원) 보전해 줌으로써, 이른바 '눈치 보지 않는' 육아휴직 문화를 확산해 왔다. 이는 일과 가정의 양립에 대한 신동빈 롯데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신 회장은 평소 조직 내 다양성이 기업 문화 형성과 업무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철학 하에 여성인재 육성에 관심을 기울였다. 기업문화에서 양성평등을 강화하기 위해 남성육아휴직 제도를 전격 도입한 것이다.
롯데그룹은 남성 육아휴직 의무제가 안착되면서 사용을 미루는 직원이 사라졌고,육아와 가사분담이 많이 필요한 시기인 출산 초기에 제도를 활용하는 직원도 늘었다고 밝혔다. 작년 한해 롯데의 남성육아휴직자 수는 1100명으로, 지난해 우리나라 총 남성육아휴직자 수(1만2043명)의 약 9 %를 차지했다.
롯데가 지난 6월 남성육아휴직을 경험한 직원의 배우자 100명을 대상으로 육아휴직 전후 남편의 행동 변화를 묻는 설문을 실시한 결과 남편의 육아휴직이 육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됐냐는 질문에 매우도움이 됐다(72%)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어느정도 도움이 됐다(19%)도 뒤이어 배우자의 91%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가장 도움이 된 측면으로 가사와 육아를 부부가 함께 한다는 심리적 위안을 꼽았고, 육아휴직 후 가장 달라진 점으로 자녀와의 친밀한 관계 유지를 꼽았다.
또 남편의 육아휴직 전후 남편의 가사분담 시간의 변화를 묻는 설문에서는 휴직전 일평균 1.2시간에서 휴직 후 2.9시간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OECD 평균(2.3시간)보다도 높고 덴마크(3.1시간)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응답자의 89%가 향후 자녀출산계획에도 남편의 육아휴직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해 '함께 키우는 육아'가 출산율 제고에 중요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롯데는 앞으로도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해 남성육아휴직 활성화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롯데는 지난 1년반 가량 남성육아휴직의 경험을 담아 남성육아휴직 지침서 '처음 아빠'를 제작해 사내용으로 배포한다. 이 책에는 아빠들이 아이를 키울 때 참고할 정보와 팁을 비롯해 남성육아휴직을 다녀온 직원들 수기가 담겨 있다. 롯데는 19일부터 남성육아휴직자 교육프로그램인 '대디스쿨' 수강생들을 시작으로 남성육아휴직자들에게 책자를 배포할 게획이다.
한편 롯데는 다양한 가족친화정책을 통해 일과 가정 양립 및 임직원 근로의욕 고취에 애써왔다. 지난 2012년 국내 대기업 최초로 자동육아휴직을 도입해 출산한 롯데 여성인재라면 누구나 눈치 보지 않고 의무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화했다. 또한 지난해부터 여성인재들의 육아휴직 기간을 최대 2년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또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육아휴직자들이 복직에 대한 부담을 떨치고 회사생활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있다.
기원규 롯데지주 인재육성팀 상무는 "롯데의 남성육아휴직은 초기 업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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