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기온이 오르면 급성신부전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고혈압을 앓고 있는 남성이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의대의 임연희 환경의학연구소·환경보건센터 교수와 윤형진 의공학교실 교수로 구성된 연구팀은 지난 2007~2014년 서울에서 급성신부전으로 입원한 환자 2만4800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여름철 일평균 기온 28.8도를 기준으로 기온이 1도 오르면 급성신부전으로 인한 입원 빈도가 23.3% 증가했다. 같은 조건에서 남성의 입원 빈도 증가율이 28.3%로 여성보다 높았으며, 특히 고혈압을 앓고 있는 남성에서 더 두드러졌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연구팀은 기온이 높아져 탈수증상이 나타나면, 체내에 요산이 증가해 혈액순환에 문제를 일으키고, 이것이 급성신부전에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겨울과 같은 추운날씨에는 일평균 기온 변화에 따른 급성신부전 입원 빈도의 유의미한 차이는 관찰되지 않았다. 또한 연령대에 따른 빈도 차이도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가 진행된 기간 동안 연평균 기온은 12.7도였으며, 시기별로 따뜻한 계절(4~9월)은 21.1°C, 차가운 계절(10~3월)은 4.3°C였다.
급성신부전은 24시간동안 400ml 미만의 소변을 배출하는 증상을 말한다. 피에 있는 노폐물을 걸러내 소변으로 만드는 역할을 하는 신장의 기능이 저하되면 가장 먼저 소변이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 신속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복막·혈액 투석으로 노폐물을 걸러내야 하는 만성신부전으로 악화될 수 있다.
임연희 교수는 "고혈압을 가진 남성들은 폭염 등 기온이 매우 높아지는 여름에는 건강관리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환경역학 분야의 국제적 학술지인 '종합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최근호에 게재됐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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