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젠이텍스 자회사 메드팩토가 개발중인 항암신약이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다국적제약사 항암제와 병용투여하는 임상시험에 들어간다. 병용투여란 항암제 효과를 높이기 위해 두 가지 약물을 함께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메드팩토는 '백토서팁(TEW-7197)'과 MSD의 항암제 '키트루다'를 함께 투여하는 제1b·2a상 임상시험 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았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임상은 2차 이상의 다른 항암 치료를 받았으나 효과를 보지 못한 위암 및 대장암 환자가 대상이다. 기존 항암요법으로는 치료율이 낮은 미만형 위암, 위식도 접합부 선암종, 결장직장암 일부 아형(CMS type 4) 환자 등이 포함된다. 메드팩토는 연내 피험자 투여를 시작해 약 2년에 걸쳐 내약성, 약동학 및 항종양 활성 등 안전성과 유효성을 동시에 확인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임상은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5개 의료기관에서 동시에 실시할 예정이다.
백토서팁은 형질전환증식인자 TGF-β(티지에프-베타)의 신호 전달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약제이다. TGF-β는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저해하는 주요한 기전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억제하는 백토서팁과 병용투여하면 면역항암제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백토서팁이 면역세포가 암 세포를 공격할 수 있도록 종양 주변 환경을 바꿔줌으로써, 면역항암제의 반응률과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원리다.
김성진 메드팩토 대표는 "최근 의료계에서 암 주변의 미세환경을 조절하는 TGF-β 신호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관련 의약품 개발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며, "이번 임상시험에서 우리나라의 항암신약 분야 기술력을 입증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백토서팁은 현재 국내에서 위암에 대한 제1b상 임상과 췌장암에 대한 연구자 임상을 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골수이형성증에 대한 제1b·2a상 임상과 다발성골수종에 대한 연구자 임상도 진행중이다.
백토서팁은 2008년~2013년까지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원을 받아 이화여대에서 발굴했고, 메드팩토는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보건복지부 지정, HI17C2196)과 공동으로 제1상 임상시험을
한편 메드팩토는 MSD 외에도 최근 아스트라제네카와도 '더발루맙(Durvalumab, 상품명: 임핀지)'과의 국내 병용 투여 임상시험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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