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몰래 이뤄지는 밀수를 막기 위해 관세청은 고가의 선박, 이른바 감시정을 운용하고 있는데요.
이들 감시정 두 척 가운데 한 척은 지난해 단속에 나선 시간이 하루 한 시간도 안 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신동규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기자 】
경기도 평택항에 정박해 있는 한 선박.
바다에서 벌어지는 밀수 행위 적발을 위해 관세청이 23억 원을 들여 2년 전 도입한 감시정입니다.
그런데 이 감시정이 지난해 운항한 시간은 93시간으로, 1년 동안 고작 나흘에 불과했습니다.
비싼 돈 들여 배는 샀지만, 정작 선원 인건비는 편성이 안 돼 몰 사람이 없었던 탓입니다.
▶ 인터뷰 : 관세청 관계자
- "정부에서 허가받은 관세청의 정원을 못 채우고 있거든요."
문제는 이곳만이 아닙니다.
관세청이 전국 항만에서 운용하는 감시정 37척 가운데 40.5%인 15척의 지난해 운용시간은 1년 동안 365시간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선박 2척 가운데 1척은 하루 운항시간이 1시간도 채 되지 않았던 셈입니다.
▶ 스탠딩 : 신동규 / 기자
- "고질적인 인원 부족 문제로 최신형 감시정이 밧줄에 묶인 채 부두에 정박한 날이 더 많았던 것입니다."
2014년 531억 원이었던 밀수품 적발금액이 지난해 3억 원 수준으로 대폭 줄었든 것도 이같은 문제와 무관해 보이진 않습니다.
▶ 인터뷰 : 엄용수 / 자유한국당 의원
- "사실상 배를 놀리고 있는 것입니다. 예산 낭비이고. 감시정에 의한 밀수 단속을 손 놓고 있다…."
고가 감시정이 부두의 조형물로 전락한 사이, 밀수 감시에는 큰 구멍이 뚫렸습니다.
MBN뉴스 신동규입니다.
영상취재 : 안석준·라웅비 기자
영상편집 : 이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