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코벤트리 재규어 랜드로버 클래식 웍스 [사진촬영 = 최기성 기자] |
재규어 XJ 출시 50주년 기념행사를 취재하기 지난달 30일부터 이틀 동안 재규어 XJ 클래식카를 타고 영국 버밍엄에서 프랑스 파리로 1000km 대장정을 떠나는 동안 한적한 시골길에는 난생 처음보거나 사진으로만 봤던 클래식카들이 종종 모습을 나타냈다. 운전자는 대부분 나이 지긋한 60~70대로 보였다.
인접한 프랑스나 독일에서는 클래식카를 보는 게 쉽지 않았지만 영국에서는 시골길에서 심심치 않게 클래식카의 향연이 펼쳐졌다. 영국에서는 부자만이 아니라 서민들도 자신들의 낡은 차를 아끼는 것은 물론 고이 모셔만 두지 않고 실제로 타고 다니는 클래식카 문화가 발전했기 때문이다.
↑ 영국 코벤트리 재규어 랜드로버 클래식 웍스 [사진촬영 = 최기성 기자] |
영국은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전인 1937년에는 50만여대의 차를 생산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한 뒤에는 전쟁 기간 동안 미국의 지원을 받아 군수물자를 생산했던 '전쟁 기술' 노하우를 활용해 자동차 산업을 발전시켰다. 미군 지프의 영향을 받은 랜드로버도 이 때 등장했고, 현재 영국 시골길을 누비고 다니는 클래식카 상당수도 이 때 나왔다.
영국 자동차 산업은 석유 파동이 일던 1970년대부터 위기를 맞이했다.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를 앞세운 독일차는 프리미엄 자동차시장을 장악했다. 기름 덜 먹고 가격도 싼 일본차는 석유 파동 위기를 기회로 삼아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영국 자동차 브랜드들은 위기 탈출을 위해 국영화와 브랜드 인수합병이 추진됐지만 결국 몰락했다. 재규어 랜드로버, 롤스로이스, 벤틀리, 미니 등도 유럽과 아시아 브랜드에 인수됐다.
과거 '자동차판 대영제국' 향수와 '헤리티지'를 중시하는 문화가 결합하면서 영국에서는 클래식카 문화가 발전했다.
영국에서는 과거는 물론 현재에도 부자들만 소유할 수 있는 럭셔리카가 아닌 역사를 가지고 전통을 지녀 헤리티지를 인정받는 대중적인 모델들도 '클래식카'로 대접받는다. 형이상학적인 가치가 먼저이고 형이하학적인 돈은 그 다음이다. 영국이 '클래식카 메카'가 된 이유다.
↑ 영국 코벤트리 재규어 랜드로버 클래식 웍스 [사진촬영 = 최기성 기자] |
재규어 랜드로버의 '클래식카 산실'은 영국 버밍엄에서 동쪽으로 30km 가량 떨어진 공업도시 코벤트리에 있다. 재규어 랜드로버의 특별한 차량을 전담하는 '재규어 랜드로버 스페셜 비히클 오퍼레이션(Jaguar Land Rover Special Vehicle Operation, 이하 SVO) 산하에 재규어 랜드로버 클래식 부서가 존재한다.
↑ 영국 코벤트리 재규어 랜드로버 클래식 웍스 [사진촬영 = 최기성 기자] |
작업장은 엔진 작업장을 비롯해 랜드로버 시리즈 I, 레인지로버 클래식, 재규어 E-타입 리본(Reborn)의 복원 프로그램을 위한 전용 해체·재제조·조립 영역 등으로 구성됐다.
클래식 웍스는 복원 작업에 귀중한 참고 자료로
클래식 부서는 10년이 지난 모델은 '클래식카'로 여기고 단종된 모델의 순정 부품을 공급한다. 숙련된 전문 테크니션들은 이곳에서 3만종이 넘는 보증 부품을 사용해 클래식카를 복원한다.
[코벤트리=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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