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찰돼도 만들 능력이 없으면서…" 공정위, 입찰담합에 하청업체까지 동원한 갑질업체 적발

광계측 장비 구매 입찰에 참가해 담합행위를 한 업체에 과징금이 부과했다. 특히 과징금 부과처분을 받은 한 업체는 낙찰을 받더라도 제품을 생산할 능력이 없는데도 큰 업체에 부품을 공급할 목적으로 갑질에 동원돼 들러리를 선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조달청 등이 발주한 광계측 장비(빛의 세기 색분포 등을 분석하기 위한 장치) 구매 입찰에 참가해 낙찰 예정사와 들러리사, 투찰가격 등을 사전에 모의한 (주)파이맥스와 (주)킴스옵텍을 적발하고 합계 과징금 1억 39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2008년 1월부터 2014년 6월까지 파이맥스가 낙찰자가 되고 킴스옵텍이 들러리가 되는 방식으로 담합이 이뤄졌다. 파이맥스가 미리 투찰가격이 포함된 제안서와 규격서 등 필요 서류를 작성해서 주면, 킴스옵텍은 이를 그대로 활용해 입찰에 참가하는 방식이었다. 이런식으로 17건의 입찰에서 사전 모의를 했고, 파이맥스는 14건(28억 700만원), 킴스옵텍은 1건(5500만원)을 실제로 낙찰 받았다.
특히 킴스옵텍은 광계측기를 만들 능력이 없는 회사임에도 큰 회사인 파이맥스의 갑질에 밀려 들러리를 선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킴스옵텍은 광계측 장비의 부품을 생산하는 회사인데, 자체적으로 조달청 등 수요기관이 원하는 기능을 갖춘 광계측기를 만들지는 못한다. 다만 파이맥스가 낙찰을 받으면 여기에 부품을 공급하면서 이득을 취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성경제 공정위 입찰담합조사과장은 "큰 회사인 파이맥스가 자신의 부품 공급업체였던 킴스옵텍을 입찰에 동원해 갑질을 자행한 게 이번 사건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최희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