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알루미늄 업체가 국내에 진출하는 것과 관련해 주민과 업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달 22일 제기된 청와대 청원의 참여인원이 17만5000명을 돌파한데 이어 알루미늄 업계 역시 협회를 통해 반대입장을 밝혔다.
2일 한국비철금속협회는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청(이하 광양청)에 중국 '밍타이알루미늄(한국법인 광양알루미늄)'이 진출하는데 대해 "향후 2~3년내에 국내 알루미늄 업계에 심각한 피해가 우려된다"고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비철협회는 이날 "투자유치 주관기관인 광양청 주장과는 달리 중국사가 국내에서 생산하고자 하는 품목은 국내 업체와 전부 중복되는데다 사업 확대시 규제할 법적수단이 없다"며 "가격경쟁우위의 거대 중국기업과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이 불가피해 우리 기업의 시장잠식 우려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협회의 이같은 주장은 광양청측이 "광양알루미늄은 10μm 이상의 알루미늄 포일을 생산할 계획으로, 국내 업체 대부분이 6μm 이하 고급 포일 제품을 생산하고 제품 소비 수출 시장이 서로 달라 시장 잠식에 대하여 걱정하는 것은 우려에 불과하다"고 밝힌데 따른 것이다. 협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생산되는 알루미늄박은 12만t으로 그 중 58.2%가 10μm초과 제품인 것으로 조사됐다.
협회는 또 "최근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중국 알루미늄 업체는 미국 시장에서 고율의 덤핑관세와 상계관세를 부과받고 있어 미국 수출길이 막힌 중국 기업이 한국을 우회수출 기지로 활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광양청은 한국의 중요 소재산업인 알루미늄 산업의 보호필요성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되며 해외 수출시 국제 통상문제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을 좀 더 신중히 고려해 투자유치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중국의 알루미늄박 업체에 대해 덤핑관세(48.64%~106.09%), 상계관세(17.14~80.97%) 부과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미국 대사관 역시 협회로 전화해 중국의 한국 투자건에 대해 예의주시 하고 있음을 알려왔다"며 "현재 한국 제품의 경우 올해들어 대미수출 증가율이 416%로 급증하는 등 그간 어려움을 딛고 수출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통상마찰을 우려해 물량확대를 자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양청은 협회의 이같은 주장과 환경문제가 부각되는데 대해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앞서 광양청은 "광양알루미늄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큰 역할이 기대되나 대기오염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일반적인 중국 알루미늄 공장에서 환경오염원을 배출하는 것은 원석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데, 광양알루미늄은 제련·정련 공정이 없고 전기와 천연가스(LNG)를 원료로 사용해 환경오염물질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게 광양청측 설명이다. 오히려 광양청은 "광양알루미늄 투자로 사업개시와 함께 160여명의 직접 고용효과가 예상되며, 2단계 투자 시 총 300명의 고용계획이 있어 지역 내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된다"며 "총 수출입 물동량은 약 1만4000TEU 창출이 예상되어 광양항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광양청은 또 "현재 국내 알루미늄 업체에서는 알루미늄 제품의 주재료인 알루미늄 스트립을 거의 대부분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실정으로, 외국에서 비싸게 수입하는 것보다 연간 10만t 생산 예정인 광양에서 알루미늄 스트립을 가져다 사용하면 오히려 국내업체에 유리한 수입대체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생산량 중 약 90% 이상은 유럽, 인도, 동남아, 남미 등 한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로 수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협회측은 광양청측의 이같은 해명에도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협회 관계자는 "스트립을 90%나 수출하면서 수입대체효과가 있다는것 자체가 모순"이라며 "설령 광양알루미늄이 국내에 스트립을 공급한다 하더라도 모회사인 밍타이알루미늄이 기존에 우리나라에 스트립을 비싸게 공급해온 점을 감안하면 수입대체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 알루미늄 회사는 중국정부에서 보조금 8~10%를 받고, 국내에서도 외투기업에 대한 세제혜택을 받아 국내 제조기업과의 원가경쟁에서 불이익이 발생한다"며 "국내업체로서는 도저히 원가를 맞출수 없어 도산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용창출 효과에 대해서도 "밍타이 투자유치로 160명(외국인 50여명 계획) 신규고용효과는 미미하며, 기존 국내업체 1만7500명의 점진적 실업률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 10월 알루미늄 판재업체인 대창에이티는 중국제품과의 가격경쟁에 밀려 생산중단을 결정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2차전지용 알루미늄 시장 확대에 대비해 국내 4사는 약 1600억원을 투자해 설비도입을 진행중인데, 국내 설비투자 계획을 재검토하게 됐으며 이럴경우 오히려 신규 고용확대의 기회는 상실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환경문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협회는 "중국 정부의 최근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 대책의 일환으로 중국 알루미늄업체의 생산량을 30% 이상 감축하도록 지시한 바 있다"며 "중국 기업이 최근 강화된 국내 환경기준을 제대로 지킬 수 있을지 심히 우려된다"고 밝혔다. 협회 관계자는 "환경은 관리의 문제"라며 "향후 투자 확대 가능성도 감안할 때 환경오염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환경문제는 지역주민들 역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안이다. 이에 광양청 관계자는 "제련 시설 등 사업계획서와 다른 새로운 설비를 증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경우 청장의 권한으로 투자를 제한할 수 있도록 돼있다"며 "공장의 특성상 미미한 오염물질의 발생이 있을수는 있으나 주민들이 걱정하시는 것과 같은 환경오염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양청은 해당 공장이 발생시킬 수 있는 대기오염 요소도 측정할 계획이다.
다만 지역주민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역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단체 '광양만(세풍산단) 알루미늄 공장 대책위원회'는 회원 250명을 돌파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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