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FPSO)가 에지나 유전으로 출항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삼성중공업] |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의 주가는 지난달 20일부터 30일까지 각각 4.35%, 7.73%, 4.5% 하락했다. 지난달 1일부터 20일까지 각각 10.84%, 21.7%, 22.36% 오른 것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WTI가 배럴당 55달러선이 무너지면서 분위기가 바뀐 것으로 보인다.
WTI가 지난달 1일 배럴당 63.69달러에서 같은달 19일 56.76달러까지 하락하는 동안에도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줄곧 상승세를 보였다. 대우조선해양도 2거래일 전인 지난달 16일까지 올랐다. 올해 나타나기 시작한 선박 발주 시장의 회복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 덕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20일 배럴당 53.43달러로 55달러선이 무너진 뒤 국내 조선 빅3의 주가는 완만한 하락세를 보였다.
해양플랜트 업황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조선업체의 해양플랜트 부문은 해저 유전을 탐사하거나, 그 곳에서 원유를 퍼 올리는 장비를 짓는다. 오일업체들이 해저유전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일감을 확보하기 어려워진다.
실제 국내 조선 빅3은 최근 몇 년간 해양플랜트 신규 수주에 난항을 겪고 있다. 가장 최근 전해진 수주 낭보는 현대중공업이 지난달 미국 엘로그 익스플로레이션으로부터 4억5000만달러짜리 반잠수식 원유생산설비(FPU)를 따내면서 전했다. 현대중공업 해양 부문은 4년여만에 새로운 일감을 갖게 됐다. 직전의 해양플랜트 수주는 지난해 6월 삼성중공업의 모잠비크 코랄 프로젝트 사업자로 선정이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4년 약 3조원 규모의 TCO 프로젝트를 따낸 뒤 새로운 해양플랜트 수주가 없다. 올해 안에 미국 쉐브론이 발주하기로 했던 로즈뱅크 프로젝트 수주가 기대됐지만, 사업자 발표는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발주사였던 쉐브론이 노르웨이 국영 석유업체 에퀴노르에 로즈뱅크 프로젝트의 지분 전량을 매각했기 때문이다. 발주 금액이 약 2조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진 로즈뱅크 프로젝트의 연내 수주가 무산되면서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수주 목표치를 채우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최근에는 조선주의 비중 축소를 검토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현재는 상선 수주가 조선업체들의 일감을 채워주고 있지만, 상선 발주가 장기적으로 계속될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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