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은 13일 총 404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신주(우선주)를 발행하면 산업은행이 인수하는 방식이다. 산업은행이 당초 한국GM 경영정상화를 위해 출자하기로 했던 8000억여원의 자금 중 미집행분이다.
지난 4월 한국GM과 대한민국 정부는 GM이 10년간 한국에 남는다는 조건으로 산업은행이 한국GM에 올해 안에 7억5000만달러를 출자키로 합의했다. 지난 6월 산업은행은 1차로 4000억원을 출자했다. 하지만 연구개발(R&D) 법인분리 이슈가 터지면서 산업은행이 추가 출자를 하면 안된다는 여론이 조성됐다. 부정적 여론에도 불구하고 산업은행이 자금 지원 약속을 이행하고, 산업은행과 한국GM 간 R&D 법인분리를 둘러싼 갈등이 연내 봉합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날 한국GM은 4045억원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주금 납입 예정일은 오는 26일이다. 관련 이사회는 지난 7일 개최했다고 한국GM은 공시를 통해 밝혔다. 산업은행이 연내 출자키로 한 자금 중 미집행분 지원의사를 밝혔고, 한국GM이 이사회를 열어 유상증자 안건을 통과시킨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화해 분위기는 지난 12일 산업은행 보도자료에서 엿볼 수 있다. 산업은행은 자료를 통해 "GM측의 비지니스 플랜을 제출받아 검토중이고 추가자료도 요청했다"며 "국내 자동차산업 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의 관점에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GM이 제출한 비즈니스 플랜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추가 자금 지원에 나섰다는 것은 자료가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동안 산업은행측은 제대로된 자료도 보여주지 않고 한국GM이 주주총회를 열어 법인분리 안건을 통과시켰다며 문제를 제기해 왔다. 최근 고등법원도 산업은행의 손을 들어줘 한국GM의 법인분리 작업에는 제동이 걸렸다. 이날 한국GM은 법인분리 일정을 연기한다는 공시도 동시에 했다.
물론 유상증자가 무산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협상이 신통치 않을 경우 산업은행이 주금 납입을 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협상이 틀어질 수 있는 대목은 올해 말로 만료되는 GM 본사와 한국GM 간 비용분담협정(CSA)이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기존에 한국GM은 CSA에 따라 R&D 비용을 본사와 같이 부담하고
[문지웅 기자 /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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