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피해 청소년 극단적 선택 생각 위험 23배 높아

청소년이 성폭력 피해를 당할 경우 자살 등 극단적인 선택을 계획할 확률이 일반 청소년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소속 김수정 박사가 진행한 '아동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자살 행동 유형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 따르면 전국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질병관리본부의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2012년)를 분석한 결과 아동 성폭력 피해 경험은 자살 행동의 중요한 위험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7만여 명의 응답을 분석해 보면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한 아동은 1.4%(1021명)이었고 없다고 응답한 아동은 98.6%(7만3165명)이었다. 자살 행동 유형을 ▲자살 위험 수준이 가장 낮아 정서적으로 건강한 상태인 '자살 저위험형' ▲자살 생각이 가장 높은 유형인 '자살 사고형' ▲자살 위험 수준이 높은 유형인 '자살 실행위험형'으로 구분할 때 조사 참여 청소년의 91.4%는 저위험형에 속했고 7.4%는 사고형, 1.2%는 실행위험형에 포함됐다.
전체 청소년 집단에서는 자살을 생각하지 않고 계획도 하지 않는 청소년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성폭력 피해를 본 청소년은 달랐다. 피해 청소년은 다른 청소년에 비해 '사고형'에 속할 확률이 23.2배나 높았고 '실행위험형'에 속할 확률은 2.8배 높았다. 연구진은 "아동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자살 행동의 중요한 위험 요인임을 교사와 학부모가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며 "우울증 등 자살 전 증상들을 안내해 가정이나 학교에서 민감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