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IBM·포드와 손잡고 `착한 코발트` 동맹

"미래 혁신 제품은 기술 뿐만 아니라 친환경과 윤리적 가치까지 소비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세계적 전기차 배터리 공급사인 LG화학이 미국 IBM, 포드 등과 손잡고 제품 제조 과정에서 이 같은 가치를 실현한다.
그 첫 걸음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기초 원자재의 채굴부터 최종재 생산에 이르는 전 데이트를 투명하게 관리키로 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미국 IBM, 포드, 중국 화유코발트, 영국 RCS 글로벌 등 5개 업체는 코발트 공급망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파일럿(시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최근 뜻을 모았다.
코발트는 스마트폰·전기차 배터리 등의 필수 소재로, 최근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광물이다. 그러나 채굴 및 생산 과정에서 어린이 노동과 같은 인권 유린·노동 착취나 환경오염 등의 문제가 글로벌 이슈로 부각돼 왔다.
이에 따라 해당 업체들은 블록체인 시스템을 구축해 원재료 조달·제조 과정의 모든 데이터를 영국 RCS 글로벌에 전송해 신뢰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IBM은 블록체인 플랫폼에 관련 데이터를 분산 저장해 조작이나 해킹 위협으로부터 차단한다. 연초 플랫폼을 도입해 6개월간 테스트를 거친 뒤 정식 플랫폼을 구축하고 업계 표준 모델로 확대 운영한다는 게 이들의 구상이다.
이처럼 글로벌 기업들이 배터리 생산과 관련한 블록체인 플랫폼을 도입하는 것은 최근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원재료 공급 과정의 윤리적 문제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이미 2017년 비윤리적인 방법을 통해 취득한 원재료 사용을 금지했으며, 분쟁지역에서 채굴되는 4대 분쟁광물(주석·탄탈룸·텅스텐·금)도 사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ICT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를 쓰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미래 시점에서 보다 친환경·윤리적 가치를 담은 제품을 쓰게 될 것"이라며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 투입된 에너지원도 화석연료가 아닌 청정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제품을 완성차 업체들이 보다 선호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재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