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재혁 하임바이오 개발본부장. [사진 = 한경우 기자] |
최근 들어 혁신신약이 될 가능성이 있는 물질을 개발하는 국내 기업에 관심이 쏠린다. 벤처기업인 하임바이오는 대사항암제 개발을 통해 의약품시장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암제 분야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겠다는 도전장을 냈다.
지난 25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산학협력관에 있는 하임바이오 본사에서 만난 양재혁 연구개발본부장은 "지난 2017년 8월 시작한 대사항암제 후보물질 NYH817100의 비임상시험 결과가 거의 도출됐다. 동물실험에서 기존 항암제에서 나타나는 구역이나 구토도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대사항암제는 암세포에서만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에너지대사를 억제해 정상세포에 영향을 주지 않고 암세포만 굶겨 죽이는 기전을 갖고 있다. 양 본부장은 "모든 암종에 대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하임바이오는 암종을 가리지 않고 현재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도록 임상 1상 계획을 디자인하고 있다. 임상 1상에서는 약물의 체내 흡수, 분포, 대사, 배설 등 약동학적 자료와 주요한 부작용 등 안전성을 확인한다.
양 본부장은 "임상 1상 후반기에는 대상을 확대(Expansion Cohort)해 특정암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며 "임상 1상 진입(IND) 승인 이후에는 개발 단계 희귀의약품 지정 신청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는 3월까지 NYH817100에 대한 임상 1상 시험 승인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할 계획인 하임바이오는 임상 연구진 구성에도 공을 들여왔다. 세계적 임상 약학 권위자로 꼽히는 오정미 서울대 약대 교수와 한나영 박사를 자문위원으로 영입했다. 임상 의사로는 연세대 의대 최혜진·정재호·강석구 교수가 나선다. 약물 개발과 임상에 대한 경험이 많은 의사들이라고 양 본부장은 소개했다.
본격적으로 약효와 부작용 등을 분석해 유효성을 분석하는 임상 2상은 오는 2021년께 시작될 예정이다. 양 본부장은 "임상 2상은 국내는 물론 미국·유럽에서도 진행할 예정"이라며 "해외에서 임상 시험을 도와줄 임상시험수탁업체(CRO)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임상 2상의 대상 암종에 대해 양 본부장은 "(임상 1상의 결과에 따라) 단일 암종에 대한 임상 2상을 한 뒤 다른 암종으로 확대하는 방안과 여러 암종에 대해 개별적 임상시험을 승인받는 방안 중 가장 효과적인 방안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항암 연구 분야의 트렌드로 떠오른 다른 항암제와의 병용 임상 추진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최근 NYH817100의 원천기술을 개발해 하임바이오로 이전해준 국립암센터로부터 '표적항암제와의 병용하는 대사 표적 항암제' 특허 기술을 추가로 이전받았다.
또 하임바이오 연구자들은 지난해 12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유럽종양학회(ESMO) 면역항암 분야 심포지엄에 참가해 스위스 로잔대에서 면역항암제의 병용을 연구해온 시니어급 연구자로부터 대사항암제와의 공동연구 가능성을 알아보자는 제안을 받기도 했다.
양 본부장은 대사항암제가 면역항암제에 이은 4세대 항암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하임바이오가 4세대 항암제 개발 시장의 헤게모니를 쥐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미 4세대 항암제에 대한 수요가 생기는 중이라고 하임바이오 측은 분석한다. 실제 면역항암제와 다른 약물을 병용하는 임상 연구가 트렌드로 부상한 배경이 면역항암제의 낮은 반응률을 극복하려는 데 있기 때문이다. 면역항암제를 단독으로 투약받은 환자가 약물에 반응하면 탁
양 본부장은 "대사항암제는 항암제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신약임에 틀림없다"며 "하임바이오는 NYH817100 개발에 성공해 국내 최초로 암치료제 원천기술을 보유한 회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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