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보툴리눔톡신(일명 보톡스) 제제 나보타의 판매 허가를 받아내면서 메디톡스, 휴젤 등 경쟁사들의 미국 진출 시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은 약 4조원 규모인 글로벌 보툴리눔톡신 시장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 시장이다.
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FDA는 미간주름개선 용도로 사용될 나보타(미국 판매명 Jeuveau)의 판매를 허가했다. 국산 보툴리눔톡신 제제가 미국 시장에서 시판 허가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웅제약은 올 봄에 나보타를 미국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판매를 맡기로 한 파트너사인 에볼루스는 미국미용성형학회 회원 200명 이상이 출자해 설립한 알페온(Alphaeon)의 자회사로 현지에 강력한 의사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고 대웅제약 측은 강조했다.
주식시장에서도 나보타의 미국 허가에 대한 환호가 나오고 있다. 이날 대웅제약의 주가는 전일 대비 8.81% 오른 21만원에 시초가가 형성됐다. 이후 21만7000원까지 오른 뒤 오후 3시 17분 현재 20만3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평균적으로 연간 500억원 가량의 나보타의 해외 매출이 예상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24만원에서 30만원으로 올렸다. 그는 "FDA 승인을 완료한 아시아 최초의 보툴리눔 톡신 제품으로 미국 외 호주, 중동, 중남미 등으로의 수출 호조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나보타의 미국 출시는 허가 시점으로부터 2~3개월 뒤로 예정됐기에 허가 모멘텀이 실제 실적으로 나타나기까지 시차가 매우 짧다"며 "이번 허가 뉴스에 매도하는 것보다 장기 보유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나보타의 미국 진출에 환호하는 이유는 세계 최대 보툴리눔톡신 시장인 미국에 경쟁자도 많지 않은 데 있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보툴리눔톡신 제제는 오리지널인 앨러간의 보톡스, 독일 멀츠의 제오민, 프랑스 입센과 스위스 갈더마의 디스포트 등 소수에 불과하다. 한국산 보툴리눔톡신 중 가장 먼저 미국 시장에 진입하게 된 나보타가 먼저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크다.
대웅제약에 이어 메디톡스와 휴젤도 미국 시장 진입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 기업 중 가장 먼저 보툴리눔톡신 제제를 개발한 메디톡스는 앨러간과 손잡고 있다. 회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액상형 보툴리눔톡신 제제인 이노톡스에 대한 기술을 지난 2013년 앨러간에 수출했고, 앨러간은 작년에 3건의 임상 3상을 현지의 임상정보사이트인 클리니컬트라이얼즈에 등록했다. 앨러간은 이노톡스의 미국 출시 시기를 오는 2022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휴젤은 자사의 보툴리눔톡신 제제인 보툴렉스를 미국 시장에 진입시킬 목표 시기로 오는 2021년을 제시했다. 당초 작년까지 임상 3상을 마치고 올해 미국에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었지만, FDA의 허가를 받아내기에 부족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작년부터 추가임상에 돌입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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