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본격화 되면서 대우조선 노조가 파업을 결의했다. 삼성중공업이 최근 조기에 인수전을 포기하면서 대우조선 매각이 급물살을 탈 것을 우려하면서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19일 전날부터 벌인 매각 반대 파업 찬반투표를 가결했다. 이날 노조는 전체 조합원 5611명 중 5249명이 참가해 4831명(92.16%)의 압도적 찬성으로 파업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파업 결의로 노조는 본격적인 인수반대전에 나선다.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간 예정된 내달 8일 본계약에 앞서 집중적인 반대 투쟁에 돌입할 예정이다.
대우조선 노조 관계자는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은 재벌특혜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기본합의서 체결 후 형식적인 인수타진을 위해 삼성중공업에 쇼를 했다"며 "생존권을 위협하는 매각은 중단돼야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오는 20일 점심시간을 이용한 반대 집회를 시작으로 21일 노조간부 상경 집회, 27일에는 전체 노조원의 산업은행 본점 상경집회 등 본격적인 투쟁을 진행할 방침이다. 특히 본계약 체결 이후 실사단의 방문을 강력하게 저지키로 하면서 물리적 충돌도 예고하고 있다.
대우조선에 납품하는 기자재 업체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대우조선의 사내 협력업체만 115개사로 종업원 1만6500명에 달한다. 사외협력사는 부산 경남지역에 1300여개사에 달한다. 이들은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할 경우 자체생산이 많은 현대중공업이 자회사로 공급을 늘리면서 대우조선 납품 기자재업체들이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대우조선 한 기자재업체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기자재 대부분을 자회서 충당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은 거제와 경남 지역 중소 기자재업체서 납품을 받고 있다"며 "대우조선의 1차 벤더가 무너지면 2차 3차 업체들의 연쇄 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에 엔진을 납품하는 창원의 HSD엔진, STX엔진, STX중공업 등 엔진납품 업체들도 경남과 부산지역에 집중된 조선업 생태계 파괴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노동계와 정계, 거제 지역 시민단체도 인수 반대에 나서고 있다.
거제지역 시민단체와 정당으로 구성된 '대우조선해양 매각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이
이들은 "수개월 전부터 진행된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의 밀실야합은 잘못된 결정이며 반드시 중단해야 한다"며 "대우조선이 인수되면 경남과 부산지역 인근 조선 기자재업체들이 무너지고 지역경제도 함께 몰락할 것"고 강조했다.
[거제 =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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