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준 STX 대표. [사진 = 한경우 기자] |
작년 8월 취임한 박상준 대표가 STX를 친정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그가 사회 생활을 시작한 쌍용그룹 사람들이 회사에 많이 남아 있어서다. 그가 쌍용에서 퇴직한 뒤 창업한 타이거오일을 매각한 회사도 STX였다. STX는 강덕수 전 회장이 지난 2001년 자신이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재직 중이던 쌍용중공업을 인수한 뒤 사명을 변경해 태어났다.
STX에 복귀한 박 대표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는 조직 구성원들의 무뎌진 사업 감각을 끌어올리는 일이다. 채권단 관리를 받는 동안 새로운 시도를 하기 힘들었던 탓에 상사맨이 갖춰야 할 도전정신을 잃은 임직원이 있다고 박 대표는 진단했다. 그 역시 같은 이유로 첫 직장이었던 쌍용을 스스로 떠난 바 있다.
박 대표는 "임직원들이 상사맨으로서 사업감각을 회복할 교육 프로그램에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라며 "교육 뿐 아니라 조직도 종합상사로써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고 성장시키는 데 적합하게 개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TX는 작년 말부터 항공MRO, 친환경 바이오테크, 콘텐츠 유통 등 3가지 신규 사업 진출 소식을 잇따라 전했다. 모두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박 대표는 "오래 전부터 구상해오던 사업들"이라며 "(AFC코리아 부회장으로 재직할 때) STX의 인수를 추진하면서 구체화했다. 글로벌 비즈니스 현장에서 STX라는 브랜드가 받고 있는 신뢰를 바탕으로 사업을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MRO 사업을 하게 될 STX에어로서비스는 항공기 부품 엔지니어링 역량을 갖춘 기업과 STX가 손잡고 출범시켰다. 높은 기술수준을 바탕으로 한 고부가 서비스를 하기에 기존 항공MRO 기업과 영역다툼을 벌이지 않고, 오히려 시너지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박 대표는 강조했다.
STX바이오는 생물학적 처리를 통해 오폐수를 정화하는 제품으로 중국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우선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생활하수를 처리하는 실적을 쌓은 뒤 산업단지로 진출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콘텐츠 유통사업이 'STX는 중공업 기반의 회사'라는 인식을 바꿔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STX라이언하트는 아시아 최대의 K-팝 아카데미인 한류 트레이닝 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프로듀스101·48 등 K-팝 꿈나무들을 육성하는 프로그램이 촬영되기도 했다. 박 대표는 "STX라이언하트는 미국 할리우드의 영화 제작 투자업계와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며 음악을 넘어 연기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확장성은 박 대표가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발굴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기준 중 하나다. 계속해서 사업을 추가할 플랫폼이 돼야 성장을 계속할 수 있어서다. 이외 ▲시장의 경쟁 강도 ▲수익 기반이 글로벌 시장인지 여부 ▲사업 자체가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지 여부 등도 STX의 신규 사업 진출을 가늠하는 기준이다.
"경영자에게는 경영에 실패했을 때 벌어질 사회적 파장을 막아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특히 STX는 경영이 어려워진 지난 2013년 채권단을 비롯해 한국 사회 전체에 빚을 졌지요.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중소기업과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해나가는 게 사회적으로 진 빚을 갚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해의 시작은 중국 정부가 출자한 AFC베이징의 자회사인 AFC홍콩이 AFC코리아를 설립한 데 있다. 그러나 현재 AFC코리아는 홍라정 대표가 대주주로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는 한국 회사라고 박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STX 대표로 취임하기 전 AFC코리아 부회장으로 일하며 비즈니스 전문가로서 금융전문가인 홍라정 대표와 투톱을 이뤄 회사를 운영했다.
▶▶ 박상준 대표는…
서울에서 태어나 덕수상고를 졸업한 뒤 서강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대학 졸업 후 종합상사인 쌍용에 입사해 오일 트레이딩·투자, 베트남 해상 1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