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성구 한국표준연구원 책임연구원이 새롭게 개발한 타이타늄 압연기술로 만든 판형 타이타늄 소재의 결정 방향 변화를 분석하고 있다. 연구진은 타이타늄 소재의 결정 방향을 제어해 강도와 유연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
홍성구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과 원종우 재료연구소 선임연구원 등 공동 연구진은 서로 상충하는 특성이었던 강도와 유연성을 모두 향상시킬 수 있는 타이타늄 판재 압연(壓延)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압연은 롤 사이로 소재를 밀어 넣어 판재를 제조하는 공정을 말한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14일자에 게재됐다.
순도 높은 타이타늄은 부식에 강하고 생체와의 반응성이 낮아 화학, 환경, 발전설비, 생체 응용 분야 등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 소재다. 순수 타이타늄을 산업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압연 공정을 통해 판재로 만든 후 성형을 거쳐 원하는 형태로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순도를 높일수록 유연성은 높아지는 반면 소재의 강도가 낮아져 판재를 두껍게 만들어야 했다. 또 압연 과정에서도 소재를 구성하는 결정의 방향이 수직으로 서 집합조직을 이루면서 성형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있었다. 반대로 순도를 낮추면 강도가 높아지면서 유연성이 더 떨어졌다.
연구진은 금속 소재를 변형할 때 특정 결정면을 기준으로 대칭 위치에 원자가 배열되는 '쌍정 현상'을 활용해 소재 결정의 방향을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만든 순도 높은 타이타늄 판재는 강도와 유연성이 동시에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순도가 낮고 저렴한 '2등급(grade 2)' 타이타늄의 경우 강도와 유연성이 각각 16%, 20% 향상됐다. 이는 고순도의 '1등급(grade 1)' 타이타늄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저품질의 타이타늄을 고품질로 바꿀 수 있는 셈이다.
홍 교수는 "기존의 압연 시설에 추가적인 장비를 설치할 필요 없이 집합조직을 분산시켜 소재의 유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이라며
[송경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