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공동 연구진이 개발한 고감도 금속 나노센서의 원리. 금속 나노입자를 담고 있는 물을 모세관으로 빨아들인 뒤, 각종 시료 표면 위에 갖다 대면 나노입자들이 중력에 의해 가라앉으면서 표면에 부착된다. [자료 출처 = 서강대·한국연구재단] |
강태욱 서강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와 허동은 미국 펜실베니아대 교수 등 공동 연구진은 다양한 재질의 표면에 자유자재로 부착해 각종 물질을 신속하게 감지할 수 있는 수백 ㎛(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 수준의 고감도 광학 금속 나노센서를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 2월 27일자에 게재됐다.
광학 금속 나노센서는 기존의 분자 검출 기술보다 검출속도와 감도가 높아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시료 표면의 매끄러운 정도와 화학적 성질에 따라 복잡한 제조 공정이 필요하거나 많은 비용이 들어 실용화에 한계가 있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값싼 유리 모세관을 활용해 입자 크기가 작은 금속 나노입자를 어떤 표면이든 손쉽게 부착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 금속 나노입자가 담긴 물을 모세관으로 빨아들인 뒤 나노입자들이 중력에 의해 가라앉는 현상을 응용한 것으로, 금속 나노입자를 균일하게 고체 표면에 부착해 센서로 만들 수 있다. 금속 나노센서의 크기와 모양은 모세관의 크기와 단면적의 형태를 통해 간편하게 조절 가능하고, 표면의 매끄러운 상태나 나노입자의 종류와 상관없이 적용 가능하다.
연구진은 이렇게 만든 금속 나노센서를 활용해 의류, 모발에 있는 미량의 마약성분과 쌀, 감귤 등 식품 표면에 묻어 있는 살충제를 검출하는 것은 물론 땅에 묻힌 폭발물을 탐지하고 위조지폐를 식별하는 데도 성공했다. 검출까지 걸리는 시간은 수초 이내이고 민감도는 기존에 사용됐던 분자 검출 기술보다 1000배 이상
강태욱 교수는 "실험실 조건에서 제한적으로 만들 수밖에 없었던 고감도 금속 나노센서를 누구나 쉽고 저렴하게 제작할 수 있는 길이 열림 셈"이라며 "식품 안전성 평가 같은 유해물질 검사 등 다양한 실생활 현장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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