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 대표이사직을 박탈당하면서 주주 손에 물러나는 '1호 재벌'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습니다.
이젠, 대한항공 경영에서 손을 떼게 되는 걸까요?
안보람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시작도 하기 전부터 찬반 주주들의 신경전으로 어수선했던 대한항공 주주총회 현장.
▶ 인터뷰 : 채이배 / 바른미래당 의원
-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 행위, 대한항공이 한진칼과 분할 하면서도…."
- "퇴장시켜, 퇴장."
결과 역시 간발의 차이로 갈렸습니다.
주총 참석 주주로부터 66.66% 이상의 찬성표를 받아야 하는데, 2.6%가 부족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사내이사직을 상실했습니다.
▶ 인터뷰 : 우기홍 / 대한항공 대표이사 부사장
- "정관상 의결 정족수인 3분의 2를 충족하지 못했기에 부결됐음을 선포합니다."
이로써 조 회장은 20년 만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게 됐습니다.
조 회장의 연임 실패는 어느 정도 예견됐습니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격론 끝에 반대표를 던지기로 했고, 주요 외국인 주주들도 일찌감치 연임 반대의 뜻을 밝힌 겁니다.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갑질'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조 회장 본인도 횡령과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주주들이 돌아선 것으로 보입니다.
▶ 인터뷰 : 류영재 / 의결권 자문기관 '서스틴베스트' 대표
- "국민연금을 위시한 외부주주들에 의해서 이른바 재벌 지배주주의 등기이사 연임이 좌절된 첫 번째 사건이라고 보고요."
그렇다고 조 회장이 경영에서 손을 뗀다고 볼 순 없습니다.
여전히 대한항공의 최대 주주이고, 대한항공을 지배하는 지주사 한진칼의 대표이사이기 때문입니다.
아들인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를 통해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전망도 많습니다.
대한항공 역시 조 회장이 사내이사직을 상실한 것일 뿐 경영권을 박탈당한 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안보람입니다.
영상편집 : 오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