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해마다 1조 원의 흑자를 내는 한국전력과 가스공사에 대한 정부 보조금 지원을 놓고 공방이 뜨겁습니다.정부와 한전은 왜 그토록 정부 보조금을 원하고 있을까요?김형오 기자가 그 이유를 짚어봤습니다.【 기자 】한국전력이 지난해 낡은 전력시설 교체 등 설비에 투자한 돈은 4조 원 정도입니다.영업이익과 감가상각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충당한 돈은 2조 5천억 원.부족한 1조 5천억 원은 전력채권 발행 등 외부차입을 통해 메웠습니다.만기가돌아오는 채권 상환 때문에 외부차입금이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지만, 한전이 벌어서 쓰는 돈의 흐름은 이런 형태입니다.해마다 1조 원 이상 흑자를 내도 손에 쥐는 현금이 별로 없다는 얘기입니다.그런데 올해는 발전 연료비 상승으로 1조 9천억 원의 당기순손실이 예상돼 설비투자 비용을 마련하기가 더욱 어렵습니다.전기요금을 크게 올리거나, 추경을 통해 정부 보조금을 받거나, 전력채권발행 등 외부차입을 더 늘리는 수밖에 없습니다.큰 폭의 전기요금 인상은 물가상승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고, 전력채권 추가발행은 당기순손실을 키워 주가를 떨어뜨리는 만큼 선뜻 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한전 지분의 50%를 갖고 있으면서 지난해에만 천억 원의 배당금을 챙긴 정부로서는 뉴욕에 상장까지 돼 있는 한전의 주가하락을 내심 원하지 않고 있습니다.또 한전이 적자기업으로 전락하면 장기적으로 한전을 민영화하려는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습니다.정부와 한전이 골치 아픈 전기요금 인상이나 외부 조달보다는 추경을 통한 보조금 지원을 바라는 이유입니다.mbn뉴스 김형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