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고 병원이 중증 척추관협착증에 추나와 침 등 한방치료가 효과적이라는 논문을 SCI급 국제학술지에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특히 한방 추나요법은 이달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는 만큼, 이번 연구가 과학적 근거를 뒷받침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 메이요클리닉은 모커리한방병원·한국한의학연구원 공동 연구팀과 함께 척추관협착증 증상을 가진 한국인 환자 743명을 스크리닝(임상시험 참여가능 판단검사)하여 그 중 36명의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한방치료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한 논문을 국제학술지 '통증 연구 저널'(Journal of Pain Research) 최근호에 발표했다고 22일 밝혔다.
논문에는 메이요클리닉 통증센터 제이슨 엘드리지(Jason Eldrige) 박사가 교신저자(연구책임자)로, 모커리한방병원 김기옥 병원장이 제1저자로, 한국한의학연구원 신경민 한의사가 공동 1저자로 참여했다. 중증 척추관협착증 환자들은 치료시작 전 통증없이 걷는 평균 거리가 불과 60m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상태가 나빴다.
연구팀은 환자들을 △한방치료군(추나요법, 침 치료, 한약) △한약을 제외한 한방치료군(추나요법, 침 치료) △양방 비수술 치료군(통증 약물 및 경막하 스테로이드 주사치료, 물리치료)으로 나눠 4주간 입원치료를 한 후 3개월, 6개월째에 추적평가를 했다. 평가 항목에는 신경성 파행(보행 시 나타나는 통증), 허리·다리통증, 삶의 질 지수 등이 포함됐다. 그 결과 입원치료 직후에는 세 집단 모두 통증이 호전되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치료 후 3개월, 6개월 후에는 통증 정도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임상시험결과, 한방치료군은 치료 종료 6개월 후 통증없이 걷는 거리가 치료 전과 비교해 평균 11.1배(67.9→748.2m) 증가했다. 한약을 빼고 치료한 그룹도 같은 조건에서 평균 10.9배(49.2→536.8m)를 더 걸었다. 반면 양방치료군은 평균 3.4배(60.4→203.3m) 증가에 그쳤다. 치료 종료 6개월 후 허리통증, 다리통증 감소율도 한방치료군이 양방치료군보다 우수했다. 이는 중증 척추관협착증 치료에 있어 장기적으로 한방치료가 더 유의미한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노화로 인해 척추신경이 지나는 공간이 좁아진 상태에서 신경이 눌려 다리, 엉덩이, 허리 부위에 심한 통증이 발생하는 퇴행성 척추질환이다. 허리를 굽히고 걷거나 걷다가 쉬기를 반복하는 게 대표적인 증상이다. 몸을 바로 세우면 비대해진 인대나 관절, 가시뼈들이 수평으로 척추관을 압박하고, 반대로 허리를 숙이면 일시적으로 신경통로가 넓어진다. 이 때문에 허리를 숙여 굽히거나 쪼그려 앉으면 통증이 완화되고 허리를 똑바로 펴면 통증이 심해진다. 척추관협착증의 허리 수술은 수술에 대한 부담감에 쉽사리 접근이 어려운 게 사실이고, 질환의 특성상 퇴행이 매우 극심하고 퇴행된 부위가 넓어 문제 부위만 깔끔히 제거하면 완치될 수 있는 다른 일반적인 수술과는 성격이 매우 다르다. 또한 퇴행성 디스크에 비해 척추관협착증은 스테로이드 시술 효과가 더 떨어지기 때문에 한방치료에 대한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다. 메이요클리닉이 모커리한방병원과 함께 한방 임상시험에 나선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번 연구는 중증 척추관협착증의 한방치료 효과를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을 통해 최초로 입증한 연구라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해당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한의학연구원으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았으며, 향후 중증 척추관협착증에 대한 한의 표준치료법과 임상진료지침 개발에 일조할 뿐만 아니라 한의임상연구방법론 개발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기옥 병원장은 "척추관협착증은 고령화 추세로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지만, 수술치료가 어렵고 스테로이드 시술도 효과가 떨어져 한방치료에 대한 관심이 크다"며 "세계 최고 의료기관으로 평가받는 메이요클리닉이 척추관협착증에 대한 한방치료 효과를 과학적으로 인정한 만큼 수년 내로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한 공동 임상시험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커리한방병원은 메이
한편 미국 메이요클리닉은 임상 및 연구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를 가진 의료기관으로 지난 2016~2018년 3년 연속 '미국 최우수 병원'으로 선정된 바 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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